야곱이 고향을 떠날 때 하나님은 ‘내가 너를 다시 이 땅으로 데려 오겠다’며 귀향을 약속한다. 베델에서 돌베개를 베고 잠을 자던 야곱에게 자손 대대로 엄청난 축복을 베풀 것을 선포하고 난 직후였다. 그리스도인은 언제나 영적인 본향을 꿈꾼다. 그곳으로 돌아가는 여정이 바로 이 땅의 삶이기 때문이다.
이즈키엘 극단이 27일과 28일 오후 8시에 미스터리 2인극 ‘귀향’을 공연한다. ‘귀향’은 지난해 3월에 매회 만석기록을 세운 옴니버스 ‘문’에서 ‘희로애락’ 4편의 작품 중 관객에게 가장 크게 호응을 받은 ‘노(怒)’ 부분을 각색하여 완성시킨 작품이다.
연극은 영어와 한국어로 진행된다. 영어 대사가 나갈 때는 한국어 자막이 뜨고, 한국어로 말하면 자막은 영어로 바뀐다. 한인 극단이 무대에 올린 기독교 작품 가운데 영어 연극은 아주 드물다. 영어권 한인과 타민족 관객을 모두 배려하고 무대의 폭을 주류사회까지 넓히려는 노력이다.
연극 ‘귀향’의 주인공은 한인타운의 목사와 어느 날 불쑥 그의 교회를 찾아 온 한 명의 흑인 소녀다. 아프리카 선교지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사랑을 나누자고 헌신했던 목사는 사실 내면 깊숙이 영적인 상처를 입고 돌아왔던 참이다. 몸은 귀향에 성공했지만 정작 그의 영혼은 아직 낯선 땅을 헤매던 중이다. 한인 목사와 흑인 소녀의 만남은 어떤 구원의 행로를 걸어갈 것인가. 연극 ‘귀향’은 관객과 함께 그 길을 탐색한다.
이번 공연에는 한국의 공연 중심지 대학로에서 극단 ‘배우 세상’과 ‘하땅세’의 정단원으로 7년간 활동했던 배우 임세환씨가 출연한다. 그리고 칼스테이트롱비치에서 연기를 전공한 대니얼 세플튼이 상대역으로 나온다.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연기의 내공을 닦아 온 두 배우의 숨막히는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즈키엘의 전수경 단장은 “인간의 희로애락 중에서 특히 분노에 대한 부분을 조명하면서 사역지에서 영적 상처를 입은 목회자의 아픔이 복음을 통해 회복되는 과정을 그리려 했다”고 작품의 배경을 설명했다. 전 단장은 “이번 공연으로 모인 수익금은 소망의 샘 어린이 집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된다”고 소개했다.
‘귀향’은 이즈키엘 극단의 여섯 번째 작품이다. 성경의 에스겔이 본래 발음이 바로 이즈키엘이다. ‘하나님이 강하게 하신다’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다. 이즈키엘은 토판 위에서 예루살렘의 포위를 상징하는 연극을 했다. 연출, 조명, 무대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극 전문가들과 전문 배우들이 모인 프로 성극단이다. 지금은 타민족 배우를 받아들여 문화사역의 지경을 넓히고 있다.
전 단장은 “관객을 ‘성도에서 일반인으로 확대시키자’라는 취지를 가지고 ‘생명의 예술’을 성도와 일반인 관객에게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가을에는 ‘청년 예수’ 뮤지컬을 선보일 예정으로 새로운 얼굴을 찾기 위해 오디션을 진행 중이다.
2016-2-11 미주한국일보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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