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교회에서 십자가가 철거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교회에 시진핑 주석 사진을 걸도록 요구하고 있다. <연합>
중국이 교회 십자가를 철거하는 등 날로 종교 탄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종교를 ‘마약’으로 여기는 공산당 특유의 적대감이 개방의 필요성으로 인해 가려졌다가 최근 시진핑 주석 개인 우상화와 사회통제를 강화하면서 본격적으로 표출되는 모양새다.
연합뉴스는 최근 홍콩 명보의 기사를 인용해 중국 허난성 정부가 종교 탄압을 강화하면서 성내 교회 4,000여 곳의 십자가가 최근 무더기로 철거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최근 허난성 난양, 융청 등 곳곳의 교회에 수십여 명의 사법집행요원들이 들이닥쳐 십자가를 철거하고 예배당 집기를 모두 압수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십자가 철거 소식을 듣고 달려온 목사나 신자들이 항의하면 경찰은 이들을 공무집행방해죄로 연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태는 당국에 등록되지 않은 가정교회뿐 아니라 심지어 공인을 받은 삼자교회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허난성의 한 목사는 "당국은 교회 안에 국기와 시진핑 초상화를 내걸고, 사회주의 가치관을 내용으로 하는 선전화를 붙일 것을 요구한다"며 "이를 어기는 교회는 아예 폐쇄된다"고 전했다.
일부 가정교회는 십자가 외에 재산을 몰수당하고, 교회 건물이 아예 철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허난성의 개신교 신자 수는 인구의 5%인 500만명에 이르러 중국 내에서 교세가 큰 곳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 베이징 최대 개신교 '가정교회'인 시온교회가 중국 당국의 방해로 임차기간을 연장하지 못했고, 이슬람 사원과 불교 사찰에 대한 압력도 강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온교회는 지난 8월19일 임차기간이 만료됐으나 현재 퇴거를 거부하고 있다. 이 교회의 에즈라 진 목사는 건물주와 교인들이 당국의 압력을 받아 교회의 임차기간 연장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회를 통제하려는 당국 입장은 더 강해졌다”면서 교회를 폐쇄하지 않고 버티겠다고 밝혔다.
최근 몇 달 사이 공안이 시온교회에 들이닥쳐 해산을 강요했다고 성도들은 전했다. 또 교인들은 교회에 계속 다니면 임대 아파트에서 쫓겨나거나 직장을 잃게 될 것이라는 압력도 받았다고 한다.
이러한 당국의 압력은 시온교회 뿐 아니라 중국 전역의 비공인 개신교 가정교회나 가톨릭 지하교회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처럼 중국 당국이 비공인 종교단체를 탄압하는 이유는 이들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중국 공산당의 권위가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개신교 가정교회나 가톨릭 지하교회에 다니는 기독교 신자들은 최소 3,000만 명에서 최대 5,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 전문가는 “중국 가정교회는 변하고 있다”면서 “경영인, 화이트칼라 노동자, 지식인 계층이 점점 더 많이 가정교회에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정교회의 신도들은 빈곤퇴치, 재난구호, 어린 학생들을 위한 기부 등과 같은 자선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 기독교도는 관영 교회와 경쟁하고 있다”면서 “그들의 활동은 중국 공산당의 사회에 대한 권위를 상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영혼들: 마오쩌둥 이후 신앙으로의 회귀'의 저자인 이안 존슨은
“기독교는 한족과 화이트칼라 노동자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며 "이들은 중국의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기독교는 한족과 화이트칼라 노동자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며 "이들은 중국의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미주한국일보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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