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9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도시에 도착해 다시 차를 대절하고 들어가야 하는 선교지 마을입니다. 동역하던 현지인 사역자가 오래 못 살 것 같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 갔습니다. 두 번째 구속돼 3년 반을 감옥에서 지내고 나왔는데 이미 시체나 다름없이 변했습니다. 그를 마중한 성도들은 기쁨보다 안타까움의 눈물을 흘렸답니다.”
박태수 선교사는 플로리다주 올란도에 위치한 CCC 국제본부의 총재실(President Office) 스탭이다. 전 세계를 커버하는 대형 선교단체이지만 본부에서 사역하는 한인 가정은 박 선교사네가 유일하다. 그는 한국에서 대학생 시절 CCC에 합류해 이제 본부의 핵심 부서에서 사역을 섬기고 있다.
박 선교사는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는 미전도 종족 선교 사역을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조율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언뜻 그의 일은 스마트하고 젠틀하게 들리지만 정작 본인은 몸이 근질근질하다. ‘오지 전문가’로 수십 년을 보낸 그의 이력이 수시로 마음을 흔든다. CCC가 총재실에 그를 붙잡아 두는 이유도 바로 그의 ‘펄펄 살아 숨쉬는’ 현장감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요르단에서 이스라엘로 들어가는 입국장에서 박 선교사는 네 시간에 걸쳐 집중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그의 여권에 수없이 찍힌 적성국가 이란,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출입국 스탬프 탓이었다. 그에게 이런 일은 낯설지 않다. 알제리, 인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라오스, 베트남 등 박 선교사의 발자국이 닿는 곳은 모두 영적으로 황폐한 땅이다. 그리고 이 모든 나라에서 그는 가장 소외된 오지를 찾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리스도의 복음과 사랑의 손길이 닿기 힘든 곳이기 때문이다.
요르단에서 이스라엘로 들어가는 입국장에서 박 선교사는 네 시간에 걸쳐 집중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그의 여권에 수없이 찍힌 적성국가 이란,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출입국 스탬프 탓이었다. 그에게 이런 일은 낯설지 않다. 알제리, 인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라오스, 베트남 등 박 선교사의 발자국이 닿는 곳은 모두 영적으로 황폐한 땅이다. 그리고 이 모든 나라에서 그는 가장 소외된 오지를 찾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리스도의 복음과 사랑의 손길이 닿기 힘든 곳이기 때문이다.
“라오스의 현지인 목사님이 일년 농사를 도둑 맞았습니다. 긴급 요청을 받고 고민했죠. 당장 생활비보다 버섯 농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수입이 몇 배로 늘었고 사모님 혼자 관리가 가능해졌습니다. 시간을 갖게 된 목사님은 지역을 순방하며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는 중입니다.”
박태수 선교사는 21세기 선교는 ‘현지인 사역자의 자립’에 집중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영적 상태는 물론 사역의 중심 역할과 경제적 독립에 이르기까지 현지인 사역자를 세우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인교회의 선교 역량도 방향과 전략의 수정이 시급하다고 박 선교사는 지적했다.
“현재 미전도 종족으로 분류된 선교 대상의 3분의 1이 과거 선교사가 복음을 전한 곳입니다. 그러다 선교사가 은퇴하거나 사망한 뒤 다시 불모의 땅으로 되돌아 간 거지요. 앞으로 선교는 현지인에게 사역의 동기를 부여하고 지속적으로 살아 남아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데 집중돼야 합니다. ‘왜 우리가 나서 전도하고 스스로 교회를 세워야 하는가’를 현지인이 자각하지 않으면 외부의 도움은 일시적인 효과에 그칩니다.”
후원 교회가 돈을 보내 지교회를 건축하고 언어와 문화가 서툰 외국인 선교사가 사역을 좌지우지하는 선교 전략은 통하기 힘든 시대라는 이야기다. 한국에 복음이 뿌리를 내린 것도 ‘내가 하겠다’는 한국인 특유의 독립심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한인교회가 21세기에 파고들 선교의 블루오션도 현지인에게 이런 의지를 일깨우고 자립을 돕는 전략이라고 박 선교사는 강조했다.
CCC 국제본부도 현지인들에게 물질적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가난한 현지인 사역자들은 재정적으로 조금만 도와줘도 훨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도움을 받다보면 세월이 지나도 자립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선교 역사를 통해 확인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오해하는 것이 있습니다. 선교지 성도에게 물질을 갖다주면 제일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독이 될 수도 있고, 도움은 커녕 아픔만 줄 수도 있습니다. 정말 도움이 되길 원한다면 예수처럼 찾아가서 섬기고 그들의 발을 씻어야 한다”고 박 선교사는 말했다. 고통속에 살아가는 그들을 끌어안고 함께 울기만 해도 훨씬 힘이 된다는 것이다. “예수믿는 게 죄가 돼 학교에서 쫓겨나고 동네 청년들에게 두들겨 맞아 머리가 깨진 아이들에게 우리가 알고 있는 어떤 지식이 도움이 되겠습니까? 복음을 전하러 이웃 마을을 방문했다 경찰에 잡혀 감옥에 갇히는 그들에게 소망을 가지라고 말할 자격이 우리에게 있기나 한 걸까요? 돈이 없어도 복음을 전하고, 오직 예수 때문에 핍박을 받으며 교회로 모이는 그분들에게 세련된 프로그램이 필요할까요?” 문의 (407)780-9695
미주한국일보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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