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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부터 내린 비가 밤새 내렸다. 그래도 극장 안은 디딜 없이 가득 찼다. 남가주의 대표적인 아트 공간인 LACMA(LA카운티박물관) 신년 첫째 주를 한국의 영화 감독 이창동에게 내줬다. 그의 작품 편을 사흘간 줄줄이 상영한 5 밤에는 감독과 관객 사이에 토론의 장을 펼쳐줬다.

마지막 순서로 이날 스크린에 오른 영화는 당연히 화제작 밀양이었다. 기독교 이슈를 정면으로 까발리며 지난해 칸느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영화를 놓고 뜨거운 문답이 무대와 객석을 오갔다. 600석을 채운 열기는 식을 모르다 자정을 반시간 앞두고서야 가까스로 일단락을 지었다.

(
밀양 다음달 열릴 아카데미상 외국어 부분에 노미네이트 가능성이 크다는 정평이다. 이날 토론회도 원래 전년도 칸느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퀀틴 타란티노 감독이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아파서 불참했다.)

-
영화 제목 밀양 무슨 뜻인가?(영어 제목은 Secret Sunshine)
영어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비밀스러운 하나님의 션사인이다. 누구나 쉽게 있는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 이해하기 힘든 비밀스런 하나님의 이다. (직접 영어로) Secret Gods Will이다.”

 

-절망에 절규하는 여주인공에게 교회는 무기력한 모습으로 나온다. 당신이라면 여주인공에게 어떻게 하겠나?
(머뭇거리던 이 감독은 ’하하‘ 웃었고 관객도 따라 웃었다. 다시 잠깐 생각하고 나서) 굳이 똑 같은 상황은 아니더라도 비슷한 아픔을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겠나? 이 영화를 만든 이유가 여주인공처럼 고통에 빠진 사람들에 대한 나의 작은 답변이다.

-
영화는 하늘을 담아 시작하고 마지막 장면은 땅을 비추며 끝난다. 의미는?
“인생의 희망이나 구원이란 것은 바로 우리가 밟고 있는 이 땅에서부터 찾는 것이 아닌가. 멀리 저 하늘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 구원이나 소망이 있는 것 아닌가 그런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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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 있나? 불편하면 말하지 않아도 된다.
“기독교란 종교가 가해자와 피해자, 용서에 대해 가장 가까운 답을 주는 것 같다. 하지만 신에 의한 용서와 사람들이 그 용서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내가 말할 게 아니다.

<="" 의도했나?="" 그걸="" 처음부터="" 비판인가?="" 대한="" 기독교에="" 한국="" 내용이다.="" 개인적인="" ’밀양="" 것들이었지만="" 다룬="" 사회를="" 정치와="" 현대="" 작품은="">
한국 기독교를 비판을 의도는 전혀 없다. 영화는 종교나 하나님에 대한 영화라기보다 인간에 관한 것이다. 영화를 만들 주변에서 너무 반기독교적이지 않느냐고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러나 상영 후에는 오히려 기독교 신자들이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고 훨씬 이해가 빨랐다. 영화로 한국 기독교가 스스로 반성하는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들었다. 전도 방식을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됐다고도 들었다. 그러나 모든 나의 애당초 의도는 아니었다.”

-
영화가 후편으로 이어진다면 어떤 내용이 될까?
전도연, 송광호와도 여러번 농담을 나눴다. ’밀양 2‘라고. 사람은 결혼하지만 신예가 정신이 말짱하지 않아서 남편이 애를 먹지 않겠나(웃음).”

-(
사회를 보던 이안 버니 LACMA 영화담당 디렉터가 끝으로 질문을 던졌다.) 이렇게 줘서 고맙고 영광이다. 영화박하사탕에서 되풀이 되는 대사였다고 기억되는데인생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나?‘라는 것이었다. 감독은 인생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가?
예스.(관객들 사이에 폭소와 함께 박수가 터져 나왔다.)”

LACMA(LA
카운티박물관) 개최한이창동 감독 작품 시사회 연일 만원을 이뤘다. 특히 마지막 밀양 상영되고 감독과 관객 사이에 벌어진 토론회는 밤늦게까지 대부분 관람객이 자리를 지킨 가운데 뜨겁게 진행됐다.

자리에선 기독교와 관련된 이슈 이외에도 영화와 감독 개인에 대한 다양한 질문이 던져졌고 이창동 감독은 진지하고 때론 유머스런 답변으로 응대했다. 오후 1130 토론 모임이 끝나자 일부 관객들은 감독과 기념사진을 찍고 사인을 받으려 몰려들었고 그는 일일이 요구에 응해 주었다.

이창동 감독은 원래 소설가 출신이다. 국어 교사로도 근무했던 감독은 베스트셀러 작가로 이름을 날리다 뒤늦게 영화계에 뛰어들어 불과 편의 영화로 세계적인 영화감독의 반열에 올랐다. 게다가 감독은 지난 2003년에는 문화부 장관을 지내기도 실로 다채롭고 이색적인 삶의 여정을 걷는 작가주의 감독으로 유명하다.

감독은 토론회에서도 “40세에 작가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인생을 제대로 살지 않았다는 알게 됐다그래서 시나리오를 쓰게 됐고 조감독을 거쳐 영화감독이 됐다 인생 전환의 동기를 밝히기도 했다.

그가 지금까지 연출한 영화는초록 물고기 시작으로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전부다. 그러나 가운데오아시스 지난 2002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고 여우주인공 문소리도 수상의 영광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베니스 영화제는 칸느영화제, 베를린영화제 함께 세계 3 국제영화제여서 감독은 개의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기록을 세운 것이다.

영화계에서는 다음주 발표될 예정인 아카데미 영화상 후보작에밀양 포함될 것으로 대부분 전망하고 있다. 아카데미상을 받을 경우 감독은 세계적인 영화제 곳에서 상을 받으며 최대 영화시장 미국에 진출하는 교두보를 확보하게 된다. 영화가 미국 극장에서 개봉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이번 LACMA 시사회는 이래저래 중요한 의미를 주는 전초전인 셈이다.

영화밀양 여주인공 신애가 미망인이 어린 아들과 함께 남편의 고향인 경상도 밀양으로 이사하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피아노 학원을 차리고 낯선 도시에 정착하려 애쓰던 신애의 아들이 유괴되고 살해된 발견되면서 영화는 긴장 속으로 달려간다. 범인이 잡히고 슬픔에 빠진 신애는 이웃 약사 부부의 전도로 교회에 다니며 평안을 찾아 간다.

신앙생활에 열중하던 신애는 어느날 교도소를 찾아가 범인에게용서한다 말을 전하려 하지만 범인은 이미 철장 안에서 하나님을 믿고용서와 구원의 확신을 갖게 됐다 말한다.

가까스로 신앙에 의지해 마음을 지키던 신애는 분노와 허무, 절망에 빠져한 순간에 무너진다. 다음부터 그녀는 하나님을 원망하고 장로를 유혹하는 교회를 원망하고 절규하다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시간이 흐른 퇴원한 신애와 이웃 간에 어색한 웃음이 오가며 영화는쉽게 없는 하나님의 남기도 끝난다.
2008/01/15
미주 중앙일보 유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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