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펫 목사가 세운 평양외국인학교는 동방의 예루살렘에서 수많은 지도자들을 배출했다.
마펫 목사 집안이 한국에 뿌린 피와 땀은 지대하다. 그러나 서울에서 활동한 언더우드에 비해 덜 알려진 것이 사실이다. 알아 주길 바라고 한 사역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평가는 업적에 비해 부실한 편이다.
한국 땅에 복음의 씨앗을 뿌리고 '동양의 예루살렘'으로 불리던 평양의 부흥에 불길을 지핀 공로자가 새뮤얼 어스틴 마펫 목사다.
그는 신학도라면 누구나 한국교회사 첫 머리에서 만나게 되는 주인공이다. 그가 세운 평양신학교는 한국 최초의 목사들을 배출했고 1회 졸업생 가운데는 길선주 이기풍 한석진 목사 등 처음부터 한국 교회의 거목들이 포함됐다.
숭실학교를 세우고 키운 주인공도 마펫 목사다. 그는 1890년 한국에 도착해 1936년 9월 일본 경찰의 탄압과 지병으로 인해 떠날 때까지 초기 한국교회의 기둥이었다.
한국의 장신대와 숭실대는 마펫 기념관을 마련해 유품과 자료들을 보관하면서 그의 선교 열정과 헌신을 기리고 있다. 그러나 마펫 가문이 한국 선교에 기여한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는 프린스턴 신학대학원 도서관에서 한층 극명하게 떠오른다.
도서관 사무실에는 신기하게도 '마펫 자료'들이 마치 오늘 날라 온 고지서처럼 책상 위와 선반 위에 가득 놓여있다. 바로 옆방에는 마펫 관련 서류들이 박스에 담긴채 한 벽면을 모두 채우고 있다. 아직까지도 자료 분류와 정리가 진행 중인 것이다. 그 만큼 프린스턴이 생각하는 마펫은 예상보다 훨씬 컸고 마펫은 '과거형'이 아닌 '현재형'으로 다뤄지고 있었다.
새뮤얼 휴 마펫 교수의 안내로 도서관 한편에 들어서자 깨끗하고 조용한 리딩룸이 나왔다. 박사 과정 학생들을 위한 공간이었지만 방 전체가 한국 관련 서적과 가구들로 치장돼 있다.
한국의 전통 고가구들도 배치돼 있고 벽에는 그림과 매듭 등이 걸려 있었다. 모두 마펫 사람들이 기부한 것들이다.
새뮤얼 박사의 동생 하워드 마펫도 한국과 교회를 위해 일생을 보낸 사람이다. 1948년 한국에 간 하워드는 전쟁이 나자 공군 군의관으로 지원해 한국에 남을 만큼 남다른 애정을 가졌다.
대구의 대표적인 병원인 동산병원은 그의 손길로 성장했고 계성대학교 등 계성학원 역시 하워드 박사의 선교 결실이다.
그러나 아버지 마펫 목사의 마지막 여정은 순탄한 길이 아니었다. 질병을 안고 일제 경찰에 의해 쫓겨나다시피 미국으로 돌아 온 그는 임종 때까지 한국 만을 그리워했다.
그의 아들들은
"끝까지 아버지 마펫 목사가 한국으로 돌아갈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증언한다.
미국에 도착한 뒤 인디애나주 매디슨 동생 집에서 휴식을 잠시 취한 그는 남가주 몬로비아의 주택 차고를 세내 개조하고 자리를 잡았다. 한국의 교회를 세우고 복음의 밭을 일군 주인공으로는 너무나 초라한 노후였다. 일제의 압력으로 가방 두 개 만을 들고 한국을 떠나야 했던 그가 갑자기 돈이 있을 리 만무했다.
또 타주에서 학업 중인 셋째 새뮤얼 넷째 하워드가 있었고 막내 토마스는 아직 고등학생이었다.
"그나마 돈이 생기면 자식들을 공부시켜야 했기 때문에 아버지와 어머니는 차고에서 살 수 밖에 없었다"고 하워드는 전했다.
마펫 목사는 1939년 별세했고 그의 묘지는 샌타바바라 인근 카펜테리아 공동묘지에 안장됐다.
2005/10/06
미주 중앙일보 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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