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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은 소망의 의미를 되살린다. 환상 같은 기대감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희망이다. 구세주가 인간으로 세상에 온 이유가 바로 오랜 숙원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한인 2세 피아니스트 마가렛 김양은 뉴욕의 매니스 칼리지에서 수학 중이다. 정식으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늦은 나이’인 열두 살 때였다. 하지만 그녀의 재능과 성실한 태도에 감동한 이그나트 솔제니친 교수가 열여섯 살부터 마가렛을 지도하고 있다. 커티스 음악대학에서 가르치는 솔제니친 교수는 노벨 문학상으로 널리 알려진 ‘수용소 군도’의 작가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 아들이다.

뉴욕에서 태어난 마가렛은 16세 때의 성탄절을 잊지 못한다. 교향악단과 자선음악회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날이었다. 식사를 하고 음악회에 나가야 했지만 온 가족이 먹을 게 없었다. 어머니는 남은 돈으로 마켓에서 수프 깡통 하나를 사가지고 와서 마가렛을 먹였다. 다른 식구는 끼니를 걸러야 했다.



그러나 마가렛은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신앙과 가족의 뜨거운 사랑 그리고 타고 난 정신력으로 온갖 장애를 극복했다. 뉴욕 카네기홀과 스타인웨이홀 등에서 연주하고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에서 열리는 다양한 음악축제에 초청을 받았다. 브래드쇼앤부오노 국제경연대회 등 여러 곳에서 수상했으며 앤젤라 휴잇, 개리 그래프만, 블라디미르 펠츠만 등 쟁쟁한 음악가들과 협연을 하기도 했다.

바이얼린을 연주하는 스테파니 박양은 현재 코리안아메리칸 유스심포니와 USC 손턴 심포니 그리고 칼레이도스코프 챔버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마이클 틸슨 토머스, 엘튼 존, 브라이언 맥나이트 등 유명한 아티스트 공연에 합류했다.

대학에서 음악과 생물학으로 두 개의 학위를 받은 뒤 음악대학원에 재학 중이며 앞으로 의과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다. 홀어머니가 네 자녀를 키우는 힘든 생활 가운데 도움을 나눠 준 친지와 지인, 교회에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

“의사가 돼 제3세계 선교사로 일하는 게 꿈입니다. 그들에게 의료와 클래식 음악을 제공하면서 복음을 나눌 겁니다. 음악과 선교를 통해 하나님께 모든 것을 바치고 싶어요. 주님께서 꼭 사용해 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뉴욕대학교에서 바이얼린을 전공하고 있는 데보라 방양은 심각한 가정문제로 어려움을 견뎌야 했다. 하지만 그녀의 성품이나 연주는 언제나 명랑하고 진취적이다. 뉴욕대 필하모니 차석 콘체르트마스터로 활약하면서 프랑스 문학 페스티벌에 시 작품이 선정될 만큼 다채로운 탤런트를 갖고 있다. 또 클래식 이외에도 재즈 등 컨템퍼러리 음악으로도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내년 봄 학기에는 체코로 건너 가 프라하 음악대학에서 견문을 넓힐 예정이다.

세 명의 젊은 음악도들은 13일 한길교회에서 열린 라크마(LAKMA) 챔버콰이어와 오케스트라(단장 최승호·지휘자 윤임상)의 ‘크리스마스 패밀리 나잇’에서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였다. 라크마는 이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하고 격려했다. 이날 성탄절 음악회에서는 김영해 객원지휘자가 데뷔무대를 갖기도 했으며 전창한 부지휘자는 탱고와 영화음악 등으로 갈채를 받았다.

그리고 윤임상 교수가 지휘하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세 명이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마가렛의 연주 순서에는 솔제니친 교수가 동영상을 보내 응원을 보냈다. 스테파니는 리허설 때도 차편이 없어 주최 측이 픽업을 나서야 했다. 데보라의 연주에는 오랜 만에 아버지도 참석해 딸에게 사랑을 전했다.

최승호 단장은 “실력과 지식뿐만 아니라 역경을 극복하고 힘차게 도전해 가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장학생 선발 배경을 설명하면서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미래의 스타가 될 것”이라고 축복했다.
2015-12-15 미주한국일보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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