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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나우엔과 절친한 동역자요 친구로 지낸 발달장애인 (왼쪽)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옆은 그의 동료 헬렌. 원내 작은 사진은 생전의 헨리 나우엔


헨리 나우엔은 한인 크리스천 사이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베스트셀러를 써낸 영성 신학자다. 수많은 독자의 영혼을 울린상처 입은 치유자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제네시 일기’ ‘영적 발돋움’ ‘예수님의 이름으로’ ‘마음의 ’ ‘이는 사랑하는 자요등등 그의 저서는 일일이 헤아릴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헨리 나우엔을 기억하는 사람에겐 낮은 곳으로 향하는 그의 영성이 가장 진한 여운을 남긴다.

깊고 투명한 영성으로 한인교회에도 치유의 문을 헨리 나우엔은 가톨릭에서 서품을 받은 신부였다. 그러나 그의 영적 유산으로 남은 저서들은 개신교에서 환영을 받고 있다.

예일 대학교와 하버드 대학교 교수라는 명예로운 자리에서 스스로 번씩이나 내려온 나우엔이 영혼의 깊은 안식을 찾은 곳이 발달장애인 공동체였다.

데이 브레이크(Day Break) 파리에 본부를 발달장애인 공동체 라르쉬(L'arche) 캐나다 토론토 공동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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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의 말미에 토론토 시내에서 시간 정도 북쪽으로 차를 달려 도착한 데이 브레이크에는 곳곳에 눈이 쌓여 있었다.

울창한 나무로 둘러싸인 고요한 수도원 분위기를 기대한 예상은 빗나갔다. 데이 브레이크는 고독한 섬이었다. 울타리 하나만 넘으면 새로 들어선 고급 주택들이 사방을 포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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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나우엔이 마지막 숨을 거둔 10 전만 해도 일대는 나무와 초원으로 이어진 시골이었다" 안내자 이동열 전도사는 말했다.

도시의 팽창은 데이 브레이크 코앞까지 다다랐지만 정작 이곳 사람들에겐 여전히 고요와 평안이 넘쳤다.

행정 담당 크리스틴은 가족을 만난 환한 웃음으로 방문자를 맞이했고 복도에서 마주친 자원봉사자도 호들갑을 떨며 낯선 일행을 사무실로 이끌었다.

어떤 자리에 있느냐 얼마나 쥐고 있느냐 보다 하나님이 창조한 인간의 소중함을 섬기려 했던 나우엔의 모범이 살아 쉬고 있었다.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지만 빌을 만났다. 본관에서 창고를 지나 조그만 연못 앞에서 산책길과 헤어진 오솔길은 아트 스튜디오로 이어졌다.

스튜디오 안에는 몸은 중년이지만 눈길은 영락없이 어린애인 통통한 남자가 찰흙으로 십자가를 만들고 있었다. 10 자원봉사자 소녀가 옆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발달장애인을 혼자만 방치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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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으로 맛있는 햄버거가 나오는데요 같이 먹고 가세요." 자신이 만드는 공예품을 열심히 설명하던 빌이 갑자기 밥을 먹자고 초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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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나우엔을 알아요? 제일 친한 친구죠. 여행도 함께 많이 다녔어요. 오늘 밤에 저녁 먹고 사람들이 모여요. 내가 발표할 거예요. 헨리랑 지낸 이야기를 거예요. 이따 같이 가요."

천진난만한 빌의 말은 사실이다. 헨리 나우엔에게 발달장애인을 통해 하나님의 빛을 전해준 통로가 빌이다.

뷰렌은 나우엔의 강연이 열리는 곳마다 함께 여행을 하며 강단에 함께 섰다. 그는 69 데이 브레이크가 처음 세워질 때부터 이곳에 머문 창립 멤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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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가 먼저 죽으면 내가 화를 내고 내가 먼저 죽으면 헨리가 화를 거라고 말했어요."

헨리 나우엔과 빌이 하나님 안에서 나눈 사랑과 신뢰는 나우엔의 여러 책에 사진과 함께 소개돼 있다.

네덜란드 태생인 헨리 나우엔은 예일 대학교 교수를 사임하고 페루 중남미를 돌아보며 충격을 받았다. 군사정권과 그에 아부하는 부패한 부유층이 인간의 생명과 존엄함을 얼마나 쉽게 그리고 처절하게 파괴하는 지를 목격했기 때문이었다. 다시 하버드 대학교의 초청으로 교편을 잡았지만 이미 그의 '상처 입은 영혼' '치유자' 소명으로 치달았다. 그리고 대신 구호 대신 그는 데이 브레이크로 들어왔다. 발달장애인의 순수한 영혼을 통해 영원한 구세주의 사랑으로 치유 받으며 책을 썼다.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이웃의 고난에 동참하자고 설득했다.

지금 세계의 22 언어로 번역된 그의 40 권의 저서를 읽고 사람들은 조용함을 되찾는다. 정적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에 기울이고 이웃의 신음에 흘릴 눈물을 회복한다.

데이 브레이크에서 15 북쪽으로 달리면 헨리 나우엔이 묻힌 세이크리드 허트 세미트리가 나온다. 그의 무덤은 남서쪽 코너에 평범하게 자리잡고 있다.

토론토에서 데이 브레이크로 가는 영스트릿 선상에는 던롭 애비뉴와 만나는 곳에 헨리 나우엔 소사이어티 사무실이 있다. 담당자 모린 라이트가 방문객들에게 친절한 안내를 제공한다.


2006/02/02
캐나다 토론토=  미주 중앙일보 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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