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 윌러드 박사(왼쪽)와 리퍼드 포스트 박사
태평양이 한눈에 들어오는 말리부 언덕에 자리잡은 세라 리트릿 수양관. 기둥과 벽마다 기도와 묵상이 녹아든 이곳에 며칠새 경건한 긴장감이 배어 나온다.
영성이라는 화두를 놓고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레노바레 이사들이 지난 6일부터 나흘 동안 세라 리트릿에 모였다. 한인교계에도 널리 알려진 세계적인 영성 신학자 달라스 윌러드와 리처드 포스터가 왔다. 그 외에도 영성훈련 모임인 레노바레를 이끄는 영적 지도자들이 함께 했다.
이들은 회의를 열고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이전 이틀간 침묵과 기도로 자신을 비우고 낮췄다. 그런 다음 비로소 한데 모여 논의에 들어갔다. 레노바레는 다음달 5일부터 일주일에 걸쳐 한인 목회자를 대상으로 영성 수련회를 열 계획이다. 이민교회는 물론 한국교계를 인도하는 목사들이 대거 동참한다.
영성신학의 두 기둥인 리처드 포스터 박사와 달라스 윌러드 박사가 수련회를 직접 준비하고 이끌어 갈 것이다.
리처드 포스터 박사는 수차례에 걸친 집회와 인터뷰를 통해 한인교회에 친숙한 존재가 됐다. 그러나 정작 남가주에 사는 달라스 윌러드 박사가 직접 말문을 열기는 처음이다. 그는 USC 철학과 교수다. 한인타운 바로 옆에서 책을 쓰고 기도하며 사색에 잠긴다.
윌러드 박사에게 한인교회는 매일 오가며 눈에 들어오는 이웃인 셈이다.
"한국 학생들과도 자주 시간을 보냅니다. 어떤 젊은이들은 졸업할 때까지 교제를 이어가기도 합니다."
크리스천들의 가슴을 울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하나님의 모략'을 읽은 한인 학생들이 지척에서 윌러드 박사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리처드 포스터 박사는 '하나님의 모략'을 읽고 "평생 동안 찾던 걸작"이라고 감탄했다. '하나님의 음성' '영성 훈련'으로 이어지는 윌러드 박사의 책들은 지식이나 훈계가 아닌 최선의 영적 가이드로 평가되고 있다. 하나님을 향한 길을 발견하고 삶 속에서 동행하기 위한 간절한 호소를 책에 담은 까닭일 것이다.
"나는 '하나님의 모략'을 본 회퍼 웨슬리 칼빈 루터 아퀴나스의 진귀한 저작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고 싶다. 만일 주님의 재림이 늦어진다면 이 책은 다음 밀레니엄을 위한 책이다." 포스터 박사는 동역자의 역작을 칭찬하고 또 존경했다.
'하나님의 모략' 앞에선 보수 기독교와 진보 진영 모두가 설 땅을 잃는다. 실제 삶과 동떨어진 구원의 말씀을 외치는 소리도 약자의 해방 만을 복음처럼 떠받드는 주장도 모두 빛을 잃는다. 오직 그리스도 예수를 닮아가는 교회가 좌표로 우뚝 선다.
"USC에서 만난 많은 한인 학생들을 통해 한국교회 이야기를 듣습니다. 한국 사람을 향한 예수님의 특별한 은혜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나님을 향한 한국인의 열정 때문인 것 같습니다. 형식적인 신앙이 아닌 성숙한 모습을 여러 모양으로 보게 되죠."
달라스 윌러드 박사의 눈에 비친 한국 기독교는 역동적이고 순수한 모습이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사람이 나라와 인종이라는 겉모양을 극복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그리고 정체에 빠진 한국 교회에 진정한 충고를 주었다.
"교회의 정체는 한국 사람들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 기독교가 미국의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한인이 미국에 와서 신학을 공부하죠. 제 생각으론 이 때 '성공'이란 물이 드는 것 같습니다. 성공은 아주 위험하죠. 영성훈련에서 가장 위험한 장애물이 교회 지도자의 성공 욕심입니다."
대형교회를 만들고 싶은 열정은 잘못된 사고 방식이라고 윌라드 박사는 못을 박는다. 교회 성장의 바른 정의는 교인 숫자의 증가에 있는 게 아니라 기독교인의 성숙에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교회에 나와 대형교회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영적으로 크게 자라는 교회가 큰 교회인 거죠. 그리고 크리스천 개개인의 성장을 추구하다 보면 교회도 결과적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달라스 윌러드 박사는 영성을 닦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방해물이 '체면'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동양인이나 서양인이나 체면을 중요시 여기기는 똑 같다고 강조했다.
"영성훈련에선 자기 안의 연약한 부분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게 아주 중요합니다. 내면의 문제가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자세는 내 삶을 내 마음대로 조종하며 하나님 앞에 내려 놓지 않으려는 것이죠. 죄의 고백은 엄청난 힘이 있습니다. 변화와 부흥의 역사를 일으키는 중요한 계기인 거예요."
다음달 열릴 한인 목회자 수련회에 윌러드 박사는 기대를 보였다. 한국과 이민 목회자들을 만나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레노바레 한인 담당인 강찬기 목사와 여러분이 한국 집회를 부탁하고 있어요. 너무 가고 싶지만 시간과 건강 때문에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참에 한국 목사님들과 시간을 보내게 돼 기쁩니다. 하나님께서 더 놀라운 사역으로 함께 하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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