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로고스

“종교가 대중문화처럼 세속화… 빛 잃은 탓”

Views 1204 Votes 0 2018.11.27 15:16:32


종교는 인간에게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까. 디지털 혁명의 물결 속에서 인류는 어느 때보다 혼돈과 불확실한 시대를 지나고 있다. 이 와중에 한국에서는 종교 인구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도가 급감한 불교는 물론 가톨릭과 심지어 성도가 증가한 개신교까지 모두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의 이와 같은 상황은 미주 한인사회의 종교적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개신교 교세가 타 종교보다 월등하게 강한 이민사회이지만 기독교인의 감소는 물론 타 종교 역시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종교가 없다’고 응답한 인구 비율은 2005년 47.1%에서 2015년 56.1%로 증가했다. 10년 사이에 무려 9%포인트가 급등한 것이다. 특히 불교 인구는 300만 명이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종교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개신교 인구는 10년 새 125만 명이 증가했다.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신대승네트웍, 우리신학연구소는 25일 서울 월드컬처오픈 W스테이지 안국에서 ‘2015 인구센서스 종교인구조사 결과 3대 종교 특별토론회’를 열었다.

개신교, 불교, 가톨릭의 연구자들이 종교인구 변화의 숨은 뜻을 파악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 자리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토론회 기조발제를 맡은 윤승용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는 현대사회의 종교적 흐름으로 무종교의 확산, 종교와 대중문화와의 동화 현상 등을 꼽았다.

과학이 지배하는 세속사회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무신론이 퍼지고, 종교가 세속적 대중문화와 닮아간다는 것이다. 특히 윤 이사는 “종교가 대중문화처럼 자본주의에 포섭돼 점차 상품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현대사회에서 종교들은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를 놓고 실존적인 고민을 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세속적인 삶에 편익을 제공하고 세속사회에서 개인의 경쟁력을 높이는 대중문화로서 자리 잡아 가고 있다”며 “종교도 이득이 돼야 하고, 믿음을 가지더라도 당장 얻는 것 외에 별로 관심이 없다”고 오늘날 신앙행태를 꼬집었다.

윤 이사는 전반적인 종교인구가 줄면서도 개신교 인구는 늘어난 것을 ‘주변의 이탈과 중심의 결속’으로 설명했다. 근대적 조직 기반이 취약한 불교는 주변 성원들이 각자 피난처를 찾아 흩어졌지만, 결속력이 강한 개신교는 외부와 담을 쌓아 종교인구를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또 “개신교는 불교보다 종교 이익집단의 성향이 강하고, 세속과는 완전히 구분되는 종교공동체를 가지고 있다”며 “개신교 인구 증가는 구성원을 결속시키는 근대조직의 힘과 주변 성원들의 강한 신앙 정체성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이는 탈종교 현상의 거대한 흐름에 벽을 쌓아 만든 성과에 지나지 않는다”며 “탈근대의 흐름에 대한 방어적 대응만으로 언제까지 견뎌낼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고 한계를 지적했다.

아울러 “전통문화와 이웃 종교와 갈등을 일으키고, 성조기와 종북에 의지해 자신의 신앙을 유지하려 한다면 한국의 지배종교로서 책임을 다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배타적 태도와 공격적 선교만으로는 탈종교화라는 거대한 흐름에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연구소 연구실장 역시 세속화에 대한 방어 논리로 나타나는 종교의 폐쇄성과 경직성을 비판했다. 김 실장은 “신자유주의의 폭력적 횡포가 우리의 삶을 옥죄고 몸과 마음은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며 “그러나 기존 주류 종교는 그러한 사람들의 고통과 질병에 아무런 답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종교란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삶과 연루돼야만 한다”며 “이런 연결점을 신앙 속에 담아내지 못한 종교의 위기가 종교인구의 감소로 나타났다”고 결론 내렸다.

김 실장은 “아픔을 공감하고 거기서 성찰의 자리를 발견하는 신앙의 부재, 그런 비전을 꿈꾸지 못하는 불임의 종교성, 그것이 개신교인이 되고 싶어 하는 이들을 교인으로 수용하지 못하는 개신교의 구조적 위기의 요체”라고 지적했다.
2017-1-26 미주한국일보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List of Articles
No. Subject Author Date Viewssort

선데이 크리스천 탈피 “일터에서 신앙 실천”

  • host
  • Feb 14, 2019
  • Views 13658

퍼시픽양로보건센터에서 프린세스 네일샵 직원들이 노인들의 손톱을 치장하고 있다. 사랑이 ‘명사’가 아니고 ‘동사’이듯, 믿음도 추상적 사고가 아니라 실제적 행위가 돼야 한다. 신앙이 생각에만 머문다면 누구도 그리스도인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교회에는 ...

십자가 철거..중국의 교회탄압

  • host
  • Jun 13, 2019
  • Views 10119

최근 중국 교회에서 십자가가 철거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교회에 시진핑 주석 사진을 걸도록 요구하고 있다. <연합> 중국이 교회 십자가를 철거하는 등 날로 종교 탄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종교를 ‘마약’으로 여기는 공산당 특유의 적대감이 개방의 필요성...

분홍색 셔츠는 NO..교인들 억지 백태

  • host
  • Jun 13, 2019
  • Views 4089

일부 교인의 목회자에 대한 비정상적인 비난은 교회를 병들게 한다. <연합> 목회는 목사에게 영광의 길이지만 동시에 가시밭길인 것도 사실이다. 목회자를 놓고 모욕적인 언행을 어렵지 않게 퍼붓는 교인도 있다. 목사는 무슨 말을 해도 참아야 한다는 이기적 ...

목사의 눈물은 누가 닦아주나

  • host
  • Jun 13, 2019
  • Views 2798

교인의 성원과 지지는 목회자를 격려하는 강력한 힘이다. 사진은 지난 2015년 총격 사건이 일어난 임마누엘AME교회의 예배 모습. [AP] 남가주 지역에서 목회하던 젊은 목사의 자살 사건에 주류 교계가 충격과 슬픔에 잠겼다. 이와 함께 목회 환경을 둘러싼 교...

기도시간 계속 줄어들고 있다

  • host
  • Nov 27, 2018
  • Views 2285

현대인의 신앙을 가로막는 결정적 장애물은 바로 ‘바빠야 한다’는 착각이다. 돈을 벌어 생존해야 한다는 미명 아래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도록 구조적 덫에 빠진 것이다. 여기에 자기개발과 여가를 즐겨야 한다는 강박까지 더하면 신앙을 위해 쪼갤 여지는 더...

김동호 목사 "세상 모든 일에 소명...모두 성직자죠"

  • host
  • Oct 04, 2018
  • Views 1793

원점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결단인가. 포기하고, 줄이고, 낮아진다는 것은 천길 벼랑 끝에서 허공에 발을 내딛는 모험이다. 그래서 믿음이다. 참으로 믿는 자 만이 절대적 힘과 사랑에 의지해 손을 놓을 수 있다. 그러기 때문에 또한 보호와 ...

마펫 선교사 묘지 처음 발견…교회사적 기념

  • host
  • Oct 04, 2018
  • Views 1540

한 세기 전 한국 개신교의 역사를 연 사무엘 마펫 선교사가 말년 남가주에서 여생을 보내다 샌타바버러 인근 공원 묘지에 묻힌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마펫 선교사의 마지막 삶과 묘지에 대한 자료가 전혀 알려지지 않아 한국 기독교사에도 기록...

교회헌금 줄었다…십일조 25%

  • host
  • Nov 27, 2018
  • Views 1445

오늘날 그리스도를 향한 신앙을 가장 근본적으로 가로막는 요인으로 ‘돈’을 들 수 있다. 성도가 교회와 세상의 삶을 따로 사는 원인 중에도 소위 ‘물질’로 표현하는 돈 문제가 사실상 우선적으로 꼽힌다. 교회의 헌금은 이런 신앙적 갈등이 극적으로 표출되는...

남태평양 섬, 은퇴 후 중단기 선교 최적

  • host
  • Feb 14, 2019
  • Views 1314

지구를 구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소돔과 고모라를 멸망시키기 직전 하나님은 의인 열 명만 있으면 멸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지금 세상 곳곳에서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이루는 도구가 되면서 이 땅의 축복을 지키는 그리스도인들이 있다. 이들의 눈길은 ...

교회 절반 “출석교인 50명 안 된다”

  • host
  • Nov 06, 2018
  • Views 1268

이민교회의 절반 정도는 출석 교인이 50명 미만이고, 목사와 교인 간의 갈등이 가장 많이 겪는 어려움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소형 교회의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여서 앞으로 목회와 사역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수적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크리스찬...

“종교가 대중문화처럼 세속화… 빛 잃은 탓”

  • host
  • Nov 27, 2018
  • Views 1204

종교는 인간에게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까. 디지털 혁명의 물결 속에서 인류는 어느 때보다 혼돈과 불확실한 시대를 지나고 있다. 이 와중에 한국에서는 종교 인구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도가 급감한 불교는 물론 가톨릭과 심지어...

'순수와 열정의 열매 '오페라캘리포니아 소년소녀합창단

  • host
  • Mar 28, 2019
  • Views 1014

‘큰 그림’과 ‘디테일’은 서로 통한다. 동력을 주고 받으며 씨줄과 낱줄로 엉키면서 작품을 이뤄낸다. 창조주의 눈길과 손길도 다름이 없다. 영원을 향하지만 오늘이 갖는 가치의 무게도 동일하다. 오페라캘리포니아 소년소녀합창단(OCYC)은 올해 창단 27주년...

"목사님은 검도 8단" 신앙을 닦는다

  • host
  • Jun 13, 2019
  • Views 769

연검제 도장 관장 김영복 목사(오른쪽)가 송은익 목사와 나란히 포즈를 취했다. 검(劍)은 죽이기도 살리기도 한다. 칼자루를 쥔 마음에 달려 있다. 당연히 모든 책임과 영욕도 검을 휘두른 자의 몫이다. 세상 만물이 마찬가지다. 문명의 이기인 자동차도 핸들...

기도로 움직인 선교선 '둘로스 호'

  • host
  • Oct 04, 2018
  • Views 750

기사입력 2007/11/27 11:11 한국 인천항에 정박한 둘로스호 선교사들이 한국인 가정의 초청을 받아 즐거운 시간을 갖고 있다. OM 선교선 둘로스 호가 '기도로 움직이는 배'라고 불리는 까닭에는 그 만큼 극적인 하나님의 손길이 생생히 나타나기 때문...

40년 한 교회...끈기로 일군 성공 목회

  • host
  • Dec 13, 2019
  • Views 745

끈기와 인내는 따로 뗄 수 없는 동반자다. 그리고 진정한 믿음이 맺어 내는 실속 가득 찬 열매다. 절대자와 자신의 관계성을 절감한 그리스도인은 의지할 대상을 알게 된다. 이런 신뢰가 상황을 뛰어 넘어 포기하지 않는 소망으로 이어진다. 이어서 궁극적 승...

목회 현장에 커지는 ‘여성 파워’… 편견은 여전

  • host
  • Feb 14, 2019
  • Views 710

여성 목회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급증하면서 자연스럽게 목회 현장에도 여성 파워가 커지고 있다. 주류 교단에서는 이미 총회장 등 요직을 여성이 차지하는 경우가 많아 이제는 새로운 이야기 거리도 되지 못할 정도다. 그러나 막상 ...

음악, 문학, 연극 넘나드는 '문화 사역자'

  • host
  • Dec 13, 2019
  • Views 640

“배상환의 내면 세계에는 진실을 갈구하는 남다른 고독의 병이 있다. 그것은 감수성에 의한 외로움이라기보다는 고향을 떠난 순례자의 차원 높은 향수일 것이다. 세계적인 도시 라스베가스의 현인 배상환은 꿈꾸는 사람이다. 그는 시인의 정신적 고뇌를 생각...

인생의 십일조 실천, 오지 섬기는 치과의사

  • host
  • Jun 13, 2019
  • Views 617

김범수 장로가 아프리카 오지 마을의 어린이들을 끌어안고 있다. “아프리카에 위치한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 공항에 도착해 변변치 않은 도로를 10시간 동안 달려 가야 합니다. 조그만 시내에서 트럭으로 갈아타고 다시 6시간을 갑니다. 이 길은 딱히 도로라 할...

'바다에 떠다니는 UN' 둘로스호 단장 최종상

  • host
  • Oct 04, 2018
  • Views 584

선원엔 변호사·CEO 등 쟁쟁, 명예·부 포기하고 승선지원 '이민 경험 많은 한인 동참을' 기사입력 2007/11/27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세계적인 선교단체 OM선교회 선박 둘로스 호에는 '바다에 떠다니는 UN'이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며 복음...

“지구의 그늘에...” 오지 전문 박태수 선교사

  • host
  • Mar 28, 2019
  • Views 567

“공항에서 9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도시에 도착해 다시 차를 대절하고 들어가야 하는 선교지 마을입니다. 동역하던 현지인 사역자가 오래 못 살 것 같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 갔습니다. 두 번째 구속돼 3년 반을 감옥에서 지내고 나왔는데 이미 시체나 다름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