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프 선교회 러스 헐스먼 부총재가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역의 비전은 다양성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해 하나의 힘으로 엮어가는 길이야말로 예수 그리스도가 보여준 모범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전 세계 민족과 언어를 상대로 복음을 현지 언어로 번역해 출판하는 위클리프 선교 사역이야말로 다양성이 중요한 바탕이 된다.
다른 문화와 언어를 인정하지 않는 선교는 이미 복음이 아닌 지배와 굴종을 강요하는 침략과 다르지 않다는 걸 헐스먼 부총재는 누구보다 깊게 깨닫고 있다.
"모자이크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세간에서는 샐러드 보울이라는 말로 다양성의 포용을 표현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단순히 섞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 각 개체의 특성과 아름다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서로 어울려 전체의 작품을 이루는 게 바람직합니다. 그래서 모자이크 처럼 되길 바라는 거죠."
아프리카 수단에서 오랜 동안 성경 번역 선교에 헌신한 헐스먼 부총재에게 인종과 문화 그리고 언어의 차이는 당연한 일로 여겨질 뿐이다.
"어떤 자세로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배워 갈 것인가 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모자이크 프로젝트에 대한 이견도 있고 아직 충분히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죠.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조화와 평화를 이루는 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복음이나 선교가 구미 지역 백인과 한국과 같은 아시안 크리스천 전유물일 순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헐스먼 부총재는 한국 교회와 한인 기독교인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누누이 강조했다.
"미국 위클리프가 파송한 선교사가 4000명에 달하는데 그 중 95%가 아직도 백인입니다. 더 많은 다양한 민족 출신의 선교사가 배출돼야죠. 그러기 위해선 미국내 다민족 교회들의 동참이 절실합니다. 한인 교회는 가장 훌륭한 모델 케이스가 되고 있습니다."
헐스먼 부총재는 선교 현장에서 한인 선교사들이 헌신하는 활동상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미국 곳곳의 유명 신학대학원마다 한인 학생들이 활발하게 동참하는 현상도 함께 실례로 들었다.
"아프리카에도 선교사 자녀들이 모이는 국제학교들이 여러 개 마련돼 있습니다. 어떤 학교엔 삼분의 일이 한국 학생일 정도로 한인 선교사들이 많이 진출해 있습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백인에게는 까다로운 비자 발급 절차가 한인에겐 관대해 24시간 안에 입국 비자가 나온다는 이야기도 소개했다.
그 만큼 세계 선교 환경이 변화하고 있고 한인 교회가 앞으로 떠맡아야 할 몫도 크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리고 성경 번역이 위클리프 사역의 전부가 아니라 오히려 일부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도 3000개 언어로 성경이 번역돼야 합니다. 아니면 그들이 성경을 읽을 수 없는 겁니다. 그러나 위클리프 사역은 수도 없이 다양합니다. 번역 사역은 사역의 한 부분입니다. 건축 컴퓨터 회계 운전 목공 인테리어 요리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죠. 누구나 자신의 탤런트를 가지고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자원이 모여야 비로소 복음이 문자로 남을 수 있게 되는 거죠." 위클리프 등 국제선교단체들이 세운 선교사 자녀 학교가 곳곳에 있지만 정작 가르칠 교사가 크게 부족한 실정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기숙사의 경우 한인 학생을 돌볼 한국어 교사가 거의 없어 신입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한인 선교사는 많지만 그 자녀들을 담당할 한인 선교사 교사는 없는 아이러니다.
인터뷰 내내 헐스먼 부총재는 한인교회와 협력 사역의 중요성을 여러 번 강조했다.
"위클리프가 지향하고 있는 비전 2025는 최소한 2025년에는 모든 언어의 성경번역에 착수하자는 게 목표입니다.
세계 선교에 헌신하는 한인교회가 이 사역에 동참해 모든 언어로 복음이 전파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문의:올랜도 본부 한인사무국 (321)663-3742
2006/02/23
올랜도 = 미주 중앙일보 유정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