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시장에서 일손을 구하기가 어려원지면서 고용비용이 계속 오르고 있다. 고용주들은 저임금 근로자가 필요하지만 사람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하소연을 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특히 공사 현장과 농장에서 두드러진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건축업자와 농장주들이 이민자를 더 받아들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민온 지 30년 된 칼로스 로하스는 북가주 스탁튼에서 실리콘밸리 남쪽 캠벨까지 두 시간 반에서 세 시간을 운전해 출근한다. 출퇴근에 많은 시간을 쓰지만 그럴 만한 가치는 있다. 주택 공사장에서 일하는 그는 일의 종류에 따라 조금 다르지만 대략 시간당 25달러를 받는다. 집 근처 스탁튼 농장에서 주는 급여보다 두 배 이상 높다. 게다가 자동차 개스비도 따로 받는다.
“지난번 금융위기 때 주택시장이 붕괴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멕시코로 돌아갔습니다. 추방도 많이 됐죠. 상처입은 사람들이 많아요. 지금은 달라요. 일감이 회복됐고 이제는 사람이 모자른 판이에요.”
지난 1월을 기준으로 주택 건설 시장에서 일반 근로자의 임금은 시간당 평균 25달러34센트에 달한다. 일년 전보다 무려 6% 이상이나 오른 것이다. 30년 사이 가장 가파른 상승폭이다. 여기에 그치는 게 아니다. 노동인력은 50년 만에 가장 구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이 때문에 노동 현장에서 가장 아래 단계에 있는 단순 노무직 근로자의 임금까지 급등하고 있다.
건축업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직원 인건비 상승은 건축업 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 구조적 타격을 주고 있다. 근로 인력 자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 국경을 폐쇄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은 양쪽 경제 모두에 피해를 줄 수 있다.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한 판에 상황만 악화시키는 짓이다.
이민은, 불법을 포함해, 오랫동안 비숙련 단순 근로자를 공급하는 파이프 역할을 맡아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 경비를 강화하기 이전에도 이미 멕시코의 경제 성장과 인구 노령화로 인해 미국에 들어오는 멕시코 인력은 줄어들고 있었다. 이민연구센터(CMS)의 따르면 서류미비 이민자의 수는 지난 2008년 주택 시장 거품이 정점에 달했던 시기 1,200만명에 달했지만 2017년에는 1,070만명으로 감소했다.
현재 건축업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은 주택 건축 시장의 활황세를 노동 인력 증가세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이 많아진 것은 좋은데 일할 사람이 부족한 것이다. 주택 건축 현장에 필요한 인력은 한달에 120만명 정도이며 이는 지난 2009년 4월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이다. 하지만 주택 건축 시장에서 일반 비관리직 근로자는 2011년 바닥을 쳤다가 40%가 늘어 53만명으로 반등했을 뿐이다.
전국주택건축업자협회 제리 하워드 회장은 “최근의 이민자 감소가 주택 건축은 물론 주택 구입 능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의 필 크론 댈러스 지부장은 “인력 공급이 막히면서 댈러스 지역에서는 짓고 있는 집 한채 당 6,000달러의 비용이 상승하고 공사 기간이 두 달까지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민자가 없다면 인력 부족 상황은 훨씬 심각해질 것이다. 지난 2004년에는 공사 현장 근로자 다섯 명의 한 명이 이민자였지만 2016년에는 네 명중 한 명으로 증가했다. 더구나 지붕이나 벽면 공사 같은 단순 노무직에서는 이민자의 비중이 크게 증가한다. 이런 작업 현장에는 대게 고졸 이상 학력자가 별로 없고 두 명중 한 명꼴로 이민자가 일하고 있다.
로봇이 일자리를 뺏아갈 것이라는 공포는 먼나라 이야기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비숙련 단순 노동자의 부족이 경제 전반에 광범위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리고 산업계 곳곳에서 이민자 없이는 인력을 충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연방중앙은행 델러스 지점의 이코노미스트 피아 오레누스는 “임금이 오르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업체가 일손을 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오히려 오름세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 “인구가 감소하는 소도시나 작은 타운에서는 임금 상승 압박이 상당하다”며 “이는 생산성이 오른다는 신호가 아니라 고통의 신호일 뿐”이라고 우려했다.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에 따르면 앞으로 20년간 노동 인구는 거의 늘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만약 미국이 새로운 이민의 물결을 막는다면 2015년에 1억7,300만명이던 노동 인구가 2035년에는 1억6,600만명으로 줄어들게 된다는 게 퓨리서치의 분석이다.
이민은 지금까지 인력시장을 움직이는 힘이었다. 지난 20년 동안 25세에서 64세 사이의 노동 인구 증가폭 중에서 절반 이상이 이민자와 이민가정의 자녀들로 채워졌다. 향후 20년에도 이민자들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로 인한 공백을 메꿔야 할 것이다.
그러나 25세 이상 고졸 이하 학력의 이민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현장에서 지붕과 벽면 공사를 담당할 수 있는 인력이다. 퓨리서치에 따르면 이들이 이민자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76%에서 2016년 70%로 떨어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저학력 이민자의 입국을 제한하고 고학력 인력을 늘리는 방향으로 이민정책을 바꾸려 하지만 비즈니스 현장의 사정은 다르다. 비숙련 저학력 이민자가 갈급한 것이다.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호텍이나 숙박업계는 종사자의 3분의1을 이민자로 충당하고 있다. 식당 등 요식업계는 근로자의 5분의1 이상이 이민자다. 환자나 장애인을 돕는 가정 건강 도우미나 간병인 등에 종사하는 이민자는 100만명이 넘고 업계 전체 종사자의 4분의1을 차지한다.
이들 가운데 고교 졸업장을 가진 사람은 드물다. 이제 이민을 제한하는 정책 때문에 이런 인력을 구하기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노스플로리다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미국인 노동 인구는 20년 전보다 훨씬 더 감소하게 된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벌어지는 비숙련 근로자 부족 현상은 이민자 감소로 인해 미래에 닥쳐올 사태를 보여준다. 농업 현장을 보면, 근로자 10명중 7명이 멕시코 출신이다. 미국 태생은 4명중 1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미국 정부는 농장 근로자 20만명에게 H-2A 취업비자를 발급했다. 이는 2012년보다 세 배나 늘어난 것이다. 서류미비 이민자가 떠나며 생긴 공백을 메꾸려 농장주들은 애쓰고 있다. 농장주들은 정부의 관료주의와 비자 발급 비용을 비판하고 있다. 그리고 이민자들에게 적대적인 정부가 그나마 비자 발급을 줄일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미주한국일보
“지난번 금융위기 때 주택시장이 붕괴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멕시코로 돌아갔습니다. 추방도 많이 됐죠. 상처입은 사람들이 많아요. 지금은 달라요. 일감이 회복됐고 이제는 사람이 모자른 판이에요.”
지난 1월을 기준으로 주택 건설 시장에서 일반 근로자의 임금은 시간당 평균 25달러34센트에 달한다. 일년 전보다 무려 6% 이상이나 오른 것이다. 30년 사이 가장 가파른 상승폭이다. 여기에 그치는 게 아니다. 노동인력은 50년 만에 가장 구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이 때문에 노동 현장에서 가장 아래 단계에 있는 단순 노무직 근로자의 임금까지 급등하고 있다.
건축업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직원 인건비 상승은 건축업 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 구조적 타격을 주고 있다. 근로 인력 자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 국경을 폐쇄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은 양쪽 경제 모두에 피해를 줄 수 있다.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한 판에 상황만 악화시키는 짓이다.
이민은, 불법을 포함해, 오랫동안 비숙련 단순 근로자를 공급하는 파이프 역할을 맡아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 경비를 강화하기 이전에도 이미 멕시코의 경제 성장과 인구 노령화로 인해 미국에 들어오는 멕시코 인력은 줄어들고 있었다. 이민연구센터(CMS)의 따르면 서류미비 이민자의 수는 지난 2008년 주택 시장 거품이 정점에 달했던 시기 1,200만명에 달했지만 2017년에는 1,070만명으로 감소했다.
현재 건축업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은 주택 건축 시장의 활황세를 노동 인력 증가세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이 많아진 것은 좋은데 일할 사람이 부족한 것이다. 주택 건축 현장에 필요한 인력은 한달에 120만명 정도이며 이는 지난 2009년 4월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이다. 하지만 주택 건축 시장에서 일반 비관리직 근로자는 2011년 바닥을 쳤다가 40%가 늘어 53만명으로 반등했을 뿐이다.
전국주택건축업자협회 제리 하워드 회장은 “최근의 이민자 감소가 주택 건축은 물론 주택 구입 능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의 필 크론 댈러스 지부장은 “인력 공급이 막히면서 댈러스 지역에서는 짓고 있는 집 한채 당 6,000달러의 비용이 상승하고 공사 기간이 두 달까지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민자가 없다면 인력 부족 상황은 훨씬 심각해질 것이다. 지난 2004년에는 공사 현장 근로자 다섯 명의 한 명이 이민자였지만 2016년에는 네 명중 한 명으로 증가했다. 더구나 지붕이나 벽면 공사 같은 단순 노무직에서는 이민자의 비중이 크게 증가한다. 이런 작업 현장에는 대게 고졸 이상 학력자가 별로 없고 두 명중 한 명꼴로 이민자가 일하고 있다.
로봇이 일자리를 뺏아갈 것이라는 공포는 먼나라 이야기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비숙련 단순 노동자의 부족이 경제 전반에 광범위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리고 산업계 곳곳에서 이민자 없이는 인력을 충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연방중앙은행 델러스 지점의 이코노미스트 피아 오레누스는 “임금이 오르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업체가 일손을 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오히려 오름세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 “인구가 감소하는 소도시나 작은 타운에서는 임금 상승 압박이 상당하다”며 “이는 생산성이 오른다는 신호가 아니라 고통의 신호일 뿐”이라고 우려했다.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에 따르면 앞으로 20년간 노동 인구는 거의 늘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만약 미국이 새로운 이민의 물결을 막는다면 2015년에 1억7,300만명이던 노동 인구가 2035년에는 1억6,600만명으로 줄어들게 된다는 게 퓨리서치의 분석이다.
이민은 지금까지 인력시장을 움직이는 힘이었다. 지난 20년 동안 25세에서 64세 사이의 노동 인구 증가폭 중에서 절반 이상이 이민자와 이민가정의 자녀들로 채워졌다. 향후 20년에도 이민자들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로 인한 공백을 메꿔야 할 것이다.
그러나 25세 이상 고졸 이하 학력의 이민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현장에서 지붕과 벽면 공사를 담당할 수 있는 인력이다. 퓨리서치에 따르면 이들이 이민자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76%에서 2016년 70%로 떨어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저학력 이민자의 입국을 제한하고 고학력 인력을 늘리는 방향으로 이민정책을 바꾸려 하지만 비즈니스 현장의 사정은 다르다. 비숙련 저학력 이민자가 갈급한 것이다.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호텍이나 숙박업계는 종사자의 3분의1을 이민자로 충당하고 있다. 식당 등 요식업계는 근로자의 5분의1 이상이 이민자다. 환자나 장애인을 돕는 가정 건강 도우미나 간병인 등에 종사하는 이민자는 100만명이 넘고 업계 전체 종사자의 4분의1을 차지한다.
이들 가운데 고교 졸업장을 가진 사람은 드물다. 이제 이민을 제한하는 정책 때문에 이런 인력을 구하기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노스플로리다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미국인 노동 인구는 20년 전보다 훨씬 더 감소하게 된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벌어지는 비숙련 근로자 부족 현상은 이민자 감소로 인해 미래에 닥쳐올 사태를 보여준다. 농업 현장을 보면, 근로자 10명중 7명이 멕시코 출신이다. 미국 태생은 4명중 1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미국 정부는 농장 근로자 20만명에게 H-2A 취업비자를 발급했다. 이는 2012년보다 세 배나 늘어난 것이다. 서류미비 이민자가 떠나며 생긴 공백을 메꾸려 농장주들은 애쓰고 있다. 농장주들은 정부의 관료주의와 비자 발급 비용을 비판하고 있다. 그리고 이민자들에게 적대적인 정부가 그나마 비자 발급을 줄일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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