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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검제 도장 관장 김영복 목사(오른쪽)가 송은익 목사와 나란히 포즈를 취했다.

검(劍)은 죽이기도 살리기도 한다. 칼자루를 쥔 마음에 달려 있다. 당연히 모든 책임과 영욕도 검을 휘두른 자의 몫이다. 세상 만물이 마찬가지다. 문명의 이기인 자동차도 핸들을 잡은 운전자로 인해 한순간 괴물로 변할 수 있다. 교회와 신앙도 예외는 아니다. 교회를 채운 사람과 신앙을 담은 마음의 방향에 따라 생명의 부활과 추락이 엇갈린다.
김용복 목사는 검도 8단이다. 소위 ‘입신의 경지’라 불린다. 한국에서 30년 가까이 검도 교육자의 길을 걸으며 그가 지도한 중고교 검도부는 세기도 힘들 만큼 각종 대회를 휩쓸었다.
LA 한인타운에서 ‘연검제’ 도장을 이끈 지도 십수년이다. 일본계 검도인들이 주일에 경기를 열며 일본어 사용과 일장기 게양을 의무화하자 탈퇴해 전미검도협회(ASKF)를 창설했다.
“평정심을 잃으면 검도 대결에서 집니다. 비즈니스나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 잃습니다. 마귀에게 지는 것이죠. 마음이 흔들리면 약점이 드러나고 무너집니다. 나를 이길 수 있어야 신앙을 지키며 성장할 수 있고 목회도 성공할 수 있어요.”

검도 수련은 생사를 가로지르는 검을 쥐고 마음을 다스리는 훈련이라고 김 목사는 요약했다. 심정을 안정시키고 자제력을 키워준다는 것이다.
“매학기 부모를 학교에 불려가게 하던 ‘사고뭉치’ 자녀가 검도에 빠진 뒤에는 확 변합니다. 그래서 가족이 함께 검도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련을 하다보면 부부 사이도 좋아져요. 피해를 전혀 주지 않고 ‘멋지게’ 맞고 나서도 오히려 기분이 좋은 유일한 운동이거든요.”
실제로 연검제에서는 초등학생부터 70대 노인층까지 다양한 관원들이 죽도 끝에 눈을 집중하며 땀을 흘리고 있다. 여성 검사(劍士)도 3분의1을 차지한다. 3남매부터 부부, 자매, 아버지와 아들, 형제 등 가족이 나오는 경우도 많다.
연검제에서 6년째 수련하고 있는 송은익 목사는 3단이다. 목사가 검도를 사랑하게 되는 연유는 무엇일까. 송 목사는 인내라고 대답했다.
“초기에 두건을 잘못 써서 땀이 눈을 찌르는 날이 있었어요. 투구를 써 닦을 수도 없었죠. 관장님께 노하우를 물었더니 한마디로 ‘참으라’고 하시더군요. ‘땀 닦는 사이에 죽는다’는 겁니다. 그날부터 검도와 제 인생이 바뀌었어요.”
목사로서 그리고 아버지로서 ‘참는 것’과 ‘기다리는 것’ 그리고 ‘끝까지 목표에서 눈을 떼지 않는 것’을 매일 검도를 통해 배운다고 송 목사는 말했다. 아들 송민영(10학년)도 2단을 땄고 큰딸 송사랑(8학년)은 1단, 작은딸 송기쁨(6학년)은 1급에 올랐다. 처음에는 동생들을 마구 공격하던 오빠도 이제는 맞아주는 경지에 올랐다. 그만큼 남매의 우애도 쑥쑥 자라고 있다.
“대련을 하면 아이들은 싫컷 아빠를 공격하고 나서 ‘너무 재미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애들을 ‘때릴’ 수 있는 운동도 검도 뿐이에요. 이런 스포츠가 없지요. 투구를 벗고 나면 저절로 웃게 됩니다.”

송 목사는 관장인 김 목사에게서 검도를 통해 신앙과 삶의 자세를 배운다고 전했다. “관장님은 쓸데없는 칼질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거리를 파악하고 속도를 부리는데 낭비와 허세가 없다는 것이다.
“하나님을 닯아가는 과정에서 내 안의 죄성을 자꾸 잘라내려고 인내하고 노력합니다. 목회적 마음을 가다듬고 ‘본질에서 벗어난 것은 없는가’ 죄성과 싸움을 합니다. 상대방 검에 맞고도 평정심을 지키려고 하죠. 맞으며 참기를 배웁니다.”
연검제 도장에서는 지난 14일부터 송 목사가 개척한 ‘한교회’가 예배를 드리고 있다. “관장님이 그냥 여기서 하라고 허락했다”며 송 목사가 고마워하자 “주님이 이땅에 오셔서 하신 부분을 흉내 내 보는 것”이라고 김 목사가 쑥스러워했다. 문의 (213)458-2663
<미주한국일보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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