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더불어 신앙서적을 읽고, 기독교 언론매체를 통해 영적 공급을 받는 것도 교인들에게 중요한 신앙생활로 권장되고 있다. 자칫 일상의 파도에 빠져 일탈하기 쉬운 마음을 다잡는데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 기독교인의 신앙서적 독서율은 참담한 수준이다. ‘책 안 읽기로 유명한 한국인’의 풍토가 교계에서도 어김없이 적용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인터넷이나 방송 등을 통해 예배를 드리고 설교를 청취하는 경우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와 지앤컴리서치가 지난 12월 실시한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신앙의식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한해 동안 신앙서적을 ‘전혀 읽지 않았다’고 밝힌 교인이
58.4%로 절반을 훨씬 넘었다.
그나마 지난 2012년 조사에서는
60.7%이던 것이 다소 낮아진 수치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번 조사에서 ‘6권 이상 읽었다’는 교인이 5년 전의 1.8%에서
3.7%로 크게 증가한 사실이다. 또 ‘1권 읽었다’는 성도 역시
14.3%에서 16.4%로 상승세를 탔다. ‘2권 읽었다’는 응답은 14.2%에서
12.1%로 감소했고 ‘3~5권 읽었다’는 답변은 9.0%에서
9.5%로 거의 변함이 없었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의 보급이 급증하면서 신앙 매체와 접촉하는 경우는 크게 늘어났다. ‘일주일 간 접촉한 신앙 매체’를 묻는 질문에서 ‘전혀 없다’고 대답한 교인은 32.5%로
2012년의 45.5%보다 크게 감소했다. 그 만큼 일주일에 최소한 한 번 이상 신앙 매체와 접촉하는 교인이 늘어난 것이다. 기독교인이 많이 접한 신앙 매체는 TV가
28.2%, 라디오 27.3%, 서적 21.6%, 인터넷사이트
17.1%, 신문 10.3%, 잡지 3.7% 순서로 나타났다.
인터넷을 통해 설교를 듣는 경우도 5년 사이에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2년만 해도 28.4%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지만 지난해에는 무려
43.8%가 인터넷이나 TV 또는 스마트폰으로 ‘예배니 설교를 청취한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또 교회에 아예 나가지 않고 인터넷이나 TV, 스마트폰 등을 통해 ‘설교를 들은 경험이 있다’는 답변도 2012년에는
16%에 그쳤지만 2017년에는
22.4%로 6.4%포인트 증가했다. 교회에 출석하는 대신 인터넷 등 매체를 통해 ‘예배를 드린다’고 밝힌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방송 매체를 통한 주일예배에 대한 의견’을 질문한 결과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지난
2004년에만 해도 ‘주일예배는 교회에서 드려야 한다’는 대답이
89.2%를 차지하고 ‘집에서 방송매체를 통해 드려도 괜찮다’는 답변은 10.8%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2년에는 이에 대한 응답이 각각 85.6%와
14.4%로 나타났으며, 2017년에는
73.3%와 26.7%로 조사됐다. 특히
2012년과 2017년의 5년 사이에 수치가 급변했음을 보여준다. 이 기간 동안 ‘주일예배는 교회에서 드려야 한다’는 의견이
12.3%포인트나 감소한 것과 비교해 ‘집에서 방송을 통해 드려도 된다’는 주장은 12.3%포인트 증가했다.
2018-03-21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