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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인간에게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까. 디지털 혁명의 물결 속에서 인류는 어느 때보다 혼돈과 불확실한 시대를 지나고 있다. 이 와중에 한국에서는 종교 인구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도가 급감한 불교는 물론 가톨릭과 심지어 성도가 증가한 개신교까지 모두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의 이와 같은 상황은 미주 한인사회의 종교적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개신교 교세가 타 종교보다 월등하게 강한 이민사회이지만 기독교인의 감소는 물론 타 종교 역시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종교가 없다’고 응답한 인구 비율은 2005년 47.1%에서 2015년 56.1%로 증가했다. 10년 사이에 무려 9%포인트가 급등한 것이다. 특히 불교 인구는 300만 명이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종교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개신교 인구는 10년 새 125만 명이 증가했다.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신대승네트웍, 우리신학연구소는 25일 서울 월드컬처오픈 W스테이지 안국에서 ‘2015 인구센서스 종교인구조사 결과 3대 종교 특별토론회’를 열었다.

개신교, 불교, 가톨릭의 연구자들이 종교인구 변화의 숨은 뜻을 파악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 자리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토론회 기조발제를 맡은 윤승용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는 현대사회의 종교적 흐름으로 무종교의 확산, 종교와 대중문화와의 동화 현상 등을 꼽았다.

과학이 지배하는 세속사회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무신론이 퍼지고, 종교가 세속적 대중문화와 닮아간다는 것이다. 특히 윤 이사는 “종교가 대중문화처럼 자본주의에 포섭돼 점차 상품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현대사회에서 종교들은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를 놓고 실존적인 고민을 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세속적인 삶에 편익을 제공하고 세속사회에서 개인의 경쟁력을 높이는 대중문화로서 자리 잡아 가고 있다”며 “종교도 이득이 돼야 하고, 믿음을 가지더라도 당장 얻는 것 외에 별로 관심이 없다”고 오늘날 신앙행태를 꼬집었다.

윤 이사는 전반적인 종교인구가 줄면서도 개신교 인구는 늘어난 것을 ‘주변의 이탈과 중심의 결속’으로 설명했다. 근대적 조직 기반이 취약한 불교는 주변 성원들이 각자 피난처를 찾아 흩어졌지만, 결속력이 강한 개신교는 외부와 담을 쌓아 종교인구를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또 “개신교는 불교보다 종교 이익집단의 성향이 강하고, 세속과는 완전히 구분되는 종교공동체를 가지고 있다”며 “개신교 인구 증가는 구성원을 결속시키는 근대조직의 힘과 주변 성원들의 강한 신앙 정체성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이는 탈종교 현상의 거대한 흐름에 벽을 쌓아 만든 성과에 지나지 않는다”며 “탈근대의 흐름에 대한 방어적 대응만으로 언제까지 견뎌낼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고 한계를 지적했다.

아울러 “전통문화와 이웃 종교와 갈등을 일으키고, 성조기와 종북에 의지해 자신의 신앙을 유지하려 한다면 한국의 지배종교로서 책임을 다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배타적 태도와 공격적 선교만으로는 탈종교화라는 거대한 흐름에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연구소 연구실장 역시 세속화에 대한 방어 논리로 나타나는 종교의 폐쇄성과 경직성을 비판했다. 김 실장은 “신자유주의의 폭력적 횡포가 우리의 삶을 옥죄고 몸과 마음은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며 “그러나 기존 주류 종교는 그러한 사람들의 고통과 질병에 아무런 답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종교란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삶과 연루돼야만 한다”며 “이런 연결점을 신앙 속에 담아내지 못한 종교의 위기가 종교인구의 감소로 나타났다”고 결론 내렸다.

김 실장은 “아픔을 공감하고 거기서 성찰의 자리를 발견하는 신앙의 부재, 그런 비전을 꿈꾸지 못하는 불임의 종교성, 그것이 개신교인이 되고 싶어 하는 이들을 교인으로 수용하지 못하는 개신교의 구조적 위기의 요체”라고 지적했다.
2017-1-26 미주한국일보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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