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국을 기해 방송 시간대를 미주지역 위주로 조정하고 한국에서 제작된 프로그램도 별도로 편집하고 있다. 뉴스를 포함해 전체 프로그램의 10% 정도를 현지 제작할 계획이다.
2세 교육을 위해 대학진학 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만들 예정이기도 하다. 스패니시나 영어로 방송하면서 한국어 자막을 넣어 다민족이 시청할 수 있는 코너도 선보인다.
"지금까지는 시험방송의 성격이었죠. 미주 한인사회와 교회를 보다 깊게 이해하고 필요를 파악하기 위한 기간이었습니다. 650만 해외 동포 가운데 가장 큰 영향을 발휘할 수 있는 중심이 미국에 사는 한인들입니다."
전 세계에 퍼진 한인 디아스포라(이민사회)를 상대로 24시간 방송을 실시해 크리스천의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미주 한인사회가 가장 중요한 교두보라는 것이다.
하용조 목사는 미주 지국을 열면서 우선 시청자 목표를 10만 가구로 잡고 있다. 일단 미주 한인 가운데 10만 가정이 CGN-TV 시청용 인공위성 안테나를 설치하면 성공적이라고 보고 있다.
하 목사는 자신이 이처럼 해외 진출에 열의를 보이는 이유를 두가지로 요약했다. 우선은 한국인의 자존감 회복이고 또 하나는 월드 크리스천으로서 한국인의 가능성이다.
"한국인의 영적 자존감이 살아나면 미국에서도 한류 열풍이 가능합니다. 이러니 저러니 말이 많지만 우리에겐 긍정적인 면이 많아요. 한국인의 잠재력이죠. 이게 터지면 세계를 위해 한국인이 크게 공헌할 것입니다. CGN-TV가 해외 한인과 2세를 통해 이루고 싶은 비전입니다."
셀룰러폰이나 유전자 산업 처럼 세계에서 통하고 인류에게 지대한 기여를 할 수 있는 가장 '가능성 높은 품목'이 바로 한국인의 신앙이라는 게 하 목사의 진단이다. 그러기 위해선 세계 곳곳에 있는 한인 크리스천 간에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져야 하고 인공위성을 통한 CGN-TV가 중심역할을 감당하길 바란다는 것이다.
"내 인생의 나머지를 이 사역에 헌신할 것입니다. 일단 뚫어 놓으면 모든 교회가 살 것입니다. 이민교회끼리 경쟁하고 싸워 봐야 소망 없습니다."
인터뷰 도중 CGN-TV에서 미키클럽이란 프로그램이 방영됐다. 하 목사는 미키클럽을 보면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선교사 자녀들이 어린 시절 해외를 돌다 고국에 돌아와 정체성과 신앙을 다지는 과정이 그의 가슴을 무너뜨린 탓이다.
"2세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민자 가정에서 자라나며 방황도 하고 고민도 하지만 결국 자리를 잡고 뿌리를 내려가는 과정은 미국에서만 볼 수 있는 값진 자산입니다. 한국에선 만들 수 없는 프로죠."
온누리교회는 남가주에만 두 개의 교회를 세웠다. 윌셔 온누리교회와 어바인 온누리교회가 그 것이다. 두란노서원은 이번달 뉴욕과 뉴저지에도 오픈한다. 곧 캐나다 밴쿠버에도 문을 연다.
하용조 목사의 이런 행보에 이민 교회의 우려와 반발도 큰 게 사실이다. 본국의 대형교회가 돈과 인력을 내세워 이민사회 교계까지 파고드는 게 옳은 일이냐는 지적이다.
'하용조 왕국'을 만들려 한다는 비난도 있고 은퇴 후 구도를 미리 준비하는 전략이란 비판도 있다.
"야단 많이 들었습니다. 브랜드 네임 판다고 힐난도 받고요. 시간이 지나면 직접 보면서 오해가 풀릴 것입니다. 그저 프로그램으로 지역교회를 섬길 뿐입니다."
하 목사는 "온누리교회가 더 커 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그리고 "문제는 영향력이고 얼마나 나누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세계를 섬기는 교회'가 그의 꿈이라며 "겁먹을 필요도 없다"고 특유의 강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2005/09/01
미주 중앙일보 유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