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후 목사는 한 테이블에서 함께 식사를 하던 동역자 로니 에머리를 소개한다. LA에서 알아 주는 유대인 갱단의 리더였고 살인범 출신이다. 연방 교도소에서 예수를 만났고 연방 의원들의 탄원으로 조기 석방됐다. 주말 밤과 새벽, 매춘 여성과 유흥업소를 상대로 전도하는 아웃리치의 선봉장이다.
뒷 편 테이블에선 어린이들을 대동한 가족이 주변을 흘낏거리며 식사를 하고 있다. 배가 고파서 성경 공부하러 온 사람들이다. 바이블 스터디에 참석하면 이 곳에서 한 끼의 굶주린 배를 채울 수 있다.
리바이 펠릭스는 어제 정든 드림센터를 떠났다. 드림센터에 오기 전 리바이는 무려 6개의 인격체가 혼재한 다중인격 정신병자였다. 병원에서도 손을 든 상태였다. 18개월 동안 머물며 복음의 열정으로 무장된 ‘똑똑한’ 청년으로 회복됐다. 이제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전도 사역자로 헌신하게 된다.
101번
프리웨이와 램파트 블러바드가 만나는 LA 한복판. 한인타운 지척에 있는 이 곳에 흰색 빌딩들이 한 블록을 이루고 있다. 모두 합쳐 40만 스퀘어 피트에 달하는 이 대형 시설에는 ‘드림 센터(Dream Center)’가 들어 서 있다.
이전에는 ‘퀸 오브 에인절스’ 종합병원이었다. 현재는 미션단체들이 네트워크를 이뤄 2백 여 개의 도시선교 사역이 이뤄지고 있다. 이제 병든 몸 대신 아픈 영혼을 치유하는 땅이 된 것이다. 샌타모니카 나이트클럽에서 할리우드의 밤거리에 이르기까지, LA 다운타운 뒷골목부터 베니스 비치까지 드림센터 사역팀의 손길이 뻗지 않는 곳은 없다.
거리를 방황하는 청소년에게 복음을 전하고 가출한 10대들에게 거처할 곳을 마련해 준다. 마약에 찌든 청년들을 초청하고 매춘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소녀들에게 재활의 문을 열어 준다. 미혼모에게는 출산의 안식처를 제공하는가 하면 가정 폭력에 멍든 여인과 청소년에게도 구원의 문을 열어 놓고 있다. 4백여 명의 오갈 데 없는 젊은 인생들이 머물고 있다.
도시선교를 펼치는 드림센터 사역의 범위는 날로 성장하고 있다. 매주 1만1천 인분의 식사를 제공하며 3만여 가정에게는 매달 식료품을 지원하고 있다. 의료시설을 갖춘 버스를 이용해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신음하는 소외 계층을 치료한다.
드림센터의 도시선교 사역 중심에는 집 잃은 청소년과 젊은이들을 위한 ‘호프 포 홈리스 유스(Hope For Homeless Youth)’ 단체가 있다. 이들이 하는 일은 거리를 헤매며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버스에 태워 드림센터로 초청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상 생활을 갈구하며 찾아 온 지친 영혼들에게 자고 먹고 쉬며 그리스도를 만날 장소와 시간을 제공한다. 일주일 내내 아웃리치 스케쥴이 빡빡하게 짜져 있다.
수요일 저녁에는 샌타모니카를 찾아 청소년들을 버거킹으로 모은다. 햄버거로 끼니를 제공하며 복음을 소개한다. 할리우드 밤 거리에서 젊은이들을 만나 교회로 초청하는 사역은 목요일 마다 치러진다. 2백여 명의 평신도 자원 봉사자들이 여러 가지 분야에 참여하고 있다.
전문 훈련을 받은 사역자들은 금요일과 토요일 밤 매춘부를 대상으로 전도 및 새 생활 소개 활동을 벌인다. 선셋 거리에 널려 있는 나이트 클럽 등 유흥가에서 마약과 쾌락을 뿌리치지 못하고 어둠에 빠져 드는 젊은이들을 토요일 밤 마다 만난다.
단순히 복음을 전하고 마는 것이 아니다. 도시의 그늘에서 양지로 나오는데 필요한 중간 쉼터를 제공한다. 18세부터 25세 사이의 거처할 데 없는 남녀 청년들이 드림센터 안에 마련된 숙소에 머물고 있다. 마약과 알코올에 중독된 젊은이들이 1년 동안 거주하면서 재활 및 제자훈련을 받기도 한다.
학대와 폭력을 피해 집을 나온 여성이나 어린이들이 머물 수 있도록 셸터가 준비돼 있다. 미혼모들은 드림센터에서 아기를 낳고 키우며 복음 안에서 미래를 향한 각오를 다지도록 돕는다. 17세 미만 청소년들에게 9개월 동안 숙식을 제공하며 제자훈련을 실시하는 프로그램도 연계돼 있다.
2003/08/26
미주 중앙일보 유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