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3/01/28 15:11
본국의 용인 수지 아파트 단지 한 가운데 동산이 있다. 지구촌 교회는 그 동산에 안겨 있다. 담임 이동원 목사가 개척할 당시 수지는 논밭이었다. 인근에 위치한 오디어 테이프 공장 건물 5층을 빌려 예배를 드리던 지구촌 교회는 주일마다 화학 약품 냄새에 시달려야 했다.
서울에서부터 고속도로를 달려 촌구석 공장에서 예배를 드린 개척 성도들은 괴로웠다. 계단을 오르면서 ‘이번이 마지막이다’고 다짐을 하곤 했다. 그러나 예배가 끝나고 그 계단을 내려갈 때면 마음이 바뀌었다. ‘다음주 한번 더 와야지.’
이동원 목사는 예배 마다 비전을 불태웠다. 성도들은 그 비전에 매료돼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이제 열매를 거두고 있다.
대표적 한국 교회의 하나로 성장한 지구촌 교회는 오는 4월 두번째 성전을 분당에 연다. 킴스클럽과 뉴코아 백화점이 들어서 있던 건물을 E랜드와 반반씩 구입했다. 지하철 역 바로 인근에 있는 이 성전은 젊은이들을 위한 ’도시형 교회‘의 전형으로 키울 참이다.
현재의 ’전원형 교회‘와 조화를 이뤄 현대인의 필요를 충족시키며 생활에 다가가는 교회가 될 것이다. 그래서 이름도 지구촌 교회 비전센터로 정했다.
이동원 목사는 이번에도 역시 바쁜 일정을 안고 남가주를 방문했다. 28일부터 이틀간 복음방송이 주최하는 목회자 세미나를 이끈다. 휴스턴에서 온 최영기 목사와 함께 주강사로서 남가주 목회자들과 목회의 비전을 나누고 있다.
세미나를 마치고 나면 31일부터 2월2일까지 글렌데일에 위치한 LA지구촌 교회에서 복음비전집회를 이끌 예정이다. 개척한 지 2년된 교회를 위해 3일 씩이나 부흥집회를 인도한다는 것은 파격이다.
LA지구촌 교회를 개척한 이현수 목사는 아끼는 젊은 목회자다. 워싱턴DC 에서 이민 교회를 개척하고 한창 부흥의 길을 달려 갈 때 이동원 목사를 보필했다. “21세기라는 시간성과 문화라는 현실성에 걸맞는 목회자”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전세계에 퍼진 유학생을 복음화하기 위해 열리고 있는 KOSTA도 이동원 목사가 중요하게 지켜보는 사역이다. 이제껏 미주 중동부 지역에서 대학원생 중심으로 활발히 운영돼 왔다.
“앞으로는 학부생으로 중심 연령을 낮추고 LA를 중심으로 서부 지역의 활성화를 꾀할 계획이다.” 이 새로운 비전을 위해 30일 미주 지역 목회자들과 기도 모임을 갖는다. 하루도 쉴 틈이 없는 스케줄이다.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교회와 목회를 위한 리더십의 정립을 이동원 목사는 강조하고 있다. 권위를 극복하는 종의 리더십과 평신도를 세우는 리더십 그리고 영성목회 리더십이 그것이다. 이민 목회 세미나에서 강조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그러나 영성은 또 무엇인가. 한인 교계에서 인기 바람을 몰고 있는 ‘영성’에 대해 할 말이 있다. “영성은 경건이다. 경건의 핵심은 하나님을 닮아가는 품성과 태도다. 그러기 위해 하나님을 만나야 하고 기도가 필요한 것이다.” 일상 속에서 하나님을 닮은 삶을 살기 위해 애쓰는 인생에 영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이민 목회자를 위한 조언을 부탁했다. ▲교회 생리에 익숙한 기성 교인보다 불신자 중심으로 ▲자신의 은사와 재능에 맞춰 특성화된 목회를 하며 ▲인내심을 갖고 멀리 보고 걸어야 한다는 대답이 왔다.
미주 중앙일보 유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