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오르는 건 좋지만 무엇이든 지나치면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다. 지금은 부동산 상승세가 주춤한 상태이지만 주택 가격은 이미 크게 올라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처음 집을 산다는 게, 말할 것도 없이 과거보다 훨씬 어려워졌다. 생애 첫 주택 구입자는 엄청나게 오른 집값에 상응하는 고액의 다운페이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뉴욕은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이밖에 로스앤젤레스, 워싱턴DC, 휴스턴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주택 구입 난공불락’ 지역들이다.
집값은 지속적으로 임금 상승폭을 추월하고 있다. 연봉이 올라봐야 주택 가격은 저 멀리 더 큰 폭으로 달아난다. 처음으로 집을 사는 사람에게 주택 구입은 당연히 인생 최대의 거래가 된다. 특히 뉴욕 같은 도시에서 집을 살려면 다운페이는 쉽게 수십 만 달러까지 상승한다.
뉴욕 맨허튼의 고급 부동산회사 워버그리얼티의 브로커 제이슨 하버는 “뉴욕에서 집을 사려고 사람들은 극단적인 수단을 동원한다”고 말한다. 바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는 절약이다. 외식? 안된다. 쇼핑? 절대 안된다. 학자금 융자는 먼저 갚아버리던가 아니면 재융자를 받아 처리해 놓아야 한다.
하버는 “다운페이를 마련하기 위해 부부 중 한 사람의 수입을 전부 따로 떼어 놓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아예 어떤 바이어는 가족들이 모아 준 돈으로 전액을 충당하기도 한다”며 “거의 기부금을 모으는 ‘고펀드미’ 애플리케이션 수준이라고 전했다.
리서치 회사 ‘소셜익스플로어’에 따르면 생애 첫 주택을 뉴욕이나 대도시 메트로폴리탄 지역에서 마련하는 바이어들은 다른 곳의 바이어와 다른 점이 많다. 이들은 학력이 높고 10만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다.
뉴욕시의 경우 첫 주택 구입자의 21%가 석사학위나 박사학위를 소지한 사람들이었다. 전국적으로는 처음 주택을 산 바이어 중에서 석사학위 이상은 11%에 불과했다. 10만달러 이상 연봉자의 비율은 뉴욕시에서 40%를 기록해 전국 수준의 두 배에 달했다.
이사를 나가지 않는 점도 특이한 부분이다. 뉴욕시 주택 오너의 70% 이상이 처음 구입했던 집에서 그대로 머물러 살고 있다. 절반 이상은 2000년 이전에 집을 마련해 이사온 사람들이다.
하지만 연봉이나 학력을 떠나 수많은 뉴욕커에게는, 집을 살 만한 돈을 모은다는 것은 자제력은 물론 어느 정도의 창조성까지 요구될 만큼 힘든 일이다. 히더 갤러거는 올해 36세로 맨허튼에 위치한 퍼포밍아트센트에서 펀드레이저로 일하고 있다. 그녀의 남편 윌 갤러거는 34세이며 교육용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기술 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부부는 퀸즈의 잭슨하이츠에서 10년 동안 렌트 아파트에 살다 2016년부터 자기네가 살던 지역에서 원베드룸 아파트를 사려 시장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네 차례나 입찰 경쟁에서 떨어진 뒤 부부는 사적지 지정 보존 구역의 주택 조합이 내놓은 낡은 집을 18만5,000달러에 구입했다. 부엌은 1950년대 지어진 그대로였고 오븐도 그때 것이었다. 그나마 냉장고는 사라진 채였다. 그래도 가격이 착했다.
두 사람은 HSBC 은행에서 클로징코스트를 7,000달러까지 지원하는 생애 첫 주택 구입자 지원 프로그램을 찾아냈다. 은퇴연금에서 페널티 없이 5,000달러를 끌어내고 부부의 저축을 톡톡 털어 다운페이를 준비했다. 셀러는 18만7,000달러를 원했지만 가격도 2,000달러를 깍는데 성공했다.
“바로 그 시점에서 양가 부모님들이 선물을 주셨다.” 부부는 부모가 준 돈을 세이빙 어카운트에 넣어 잔고를 높였다. 덕분에 조합에 제출한 주택 구입 신청서가 무사히 통과했다. 두 사람은 이듬해 부모들에게 돈을 모두 갚았다.
그래도 부엌은 대대적으로 보수가 필요했다. 하지만 3만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조달할 수 없었다. 일단 두 사람이 하는 데까지 하기로 마음 먹었다. 우선 냉장고와 오븐을 바꿨다. 찬장도 스스로 페인트 칠하고 바닥은 비닐 타일을 깔았다.
지난해 여름이 되자 부엌을 새로 고칠 비용 중에서 1만5,000달러를 모을 수 있었다. 나머지 비용은 홈디포 크레딧 카드로 2년 무이자로 충당할 수 있었다. 바로 이번 달 부엌 수리 공사가 마무리를 지었다. “어른이 돼서 처음으로 디쉬와셔를 갖게 됐어요.”
뉴욕에서 퀸즈 지역은 집값이 맨허튼과 부루클린을 따라가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생애 첫 주택 구입자가 그나마 집을 살 수 있는 곳이었다. 지난해 이곳의 집값은 3%까지 올랐다.
사법경찰로 근무하는 구얼린 카데는 44세로 최근 퀸즈 지역 세인트알반스에 집을 마련했다. 오버타임을 찾아 때때로 7일 내내 일하며 돈을 모았다. 10년전 그녀는 글렌옥스 근처 투베드룸 조합 주택을 샀다. 하지만 유지 비용이 계속 증가하면서 몇 년 뒤 집을 팔았다. 롱아일랜드 지역 엘몬트로 이사와 렌트 아파트에 살면서 아들과 함께 살 집을 사려 여러 곳을 알아 봤다.
지난 2016년 자신이 태어난 아이티에 4개월 반 동안 파견 근무를 했다. 이때 주거 비용과 식비를 모아 저축을 늘릴 수 있었다. 자기도 돈을 모을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 왔을 때는 인생을 사는 길이 크게 변했다. 매일 점심을 직접 만들어 출근했다. 친구와 밖에서 만나 쓰는 돈을 줄였다. 예전에 사던 디자이너 핸드백이나 구두도 사지 않고 여행도 가지 않았다. “정말 후회했다. 하지만 사람은 배운다. 살면서 배운다.”
얼마 안돼 수만 달러를 모았고 집을 살 준비에 들어갔다. 목표는 뉴욕시였다. 2017년 퀸즈의 세인트알반스에 있는 목욕탕이 두 개 달린 투베룸 하우스를 35만5,000달러에 매입했다. 롱아일랜드보다 보유세가 낮고 출퇴근 시간도 절약됐다. “살기 위해 많은 게 필요한 게 아니다. 기본적인 것만 있으면 된다. 옷이나 구두 같은 별 필요도 없는 것에 우리는 돈을 쓰고 있다.”
뉴욕시 거주자의 70%가 렌트로 살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렌트 입주자의 66%가 앞으로도 계속 렌트로 살 계획이다. 가장 큰 이유는 집을 살 수가 없어서다. 누구나 낡더라도 싼 집을 사는 행운을 누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뉴욕시에서 첫 주택을 구입한 바이어가 지불한 다운페이 중간치는 17만7,000달러였다. 전국 중간치 1만5,878달러를 가볍게 10배 이상 뛰어 넘었다. 부동산 회사 ‘트룰리아’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18세에서 34세 사이 미국인 중 56%가 주택 구입에 가장 큰 장벽으로 다운페이 마련을 꼽았다. 다음으로는 집값 상승을 지적했고 낮은 크레딧 점수와 학자금 융자 상환이 뒤를 이었다. 생애 처음으로 자신의 집을 사는 기쁨을 누리는 행운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
뉴욕 맨허튼의 고급 부동산회사 워버그리얼티의 브로커 제이슨 하버는 “뉴욕에서 집을 사려고 사람들은 극단적인 수단을 동원한다”고 말한다. 바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는 절약이다. 외식? 안된다. 쇼핑? 절대 안된다. 학자금 융자는 먼저 갚아버리던가 아니면 재융자를 받아 처리해 놓아야 한다.
하버는 “다운페이를 마련하기 위해 부부 중 한 사람의 수입을 전부 따로 떼어 놓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아예 어떤 바이어는 가족들이 모아 준 돈으로 전액을 충당하기도 한다”며 “거의 기부금을 모으는 ‘고펀드미’ 애플리케이션 수준이라고 전했다.
리서치 회사 ‘소셜익스플로어’에 따르면 생애 첫 주택을 뉴욕이나 대도시 메트로폴리탄 지역에서 마련하는 바이어들은 다른 곳의 바이어와 다른 점이 많다. 이들은 학력이 높고 10만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다.
뉴욕시의 경우 첫 주택 구입자의 21%가 석사학위나 박사학위를 소지한 사람들이었다. 전국적으로는 처음 주택을 산 바이어 중에서 석사학위 이상은 11%에 불과했다. 10만달러 이상 연봉자의 비율은 뉴욕시에서 40%를 기록해 전국 수준의 두 배에 달했다.
이사를 나가지 않는 점도 특이한 부분이다. 뉴욕시 주택 오너의 70% 이상이 처음 구입했던 집에서 그대로 머물러 살고 있다. 절반 이상은 2000년 이전에 집을 마련해 이사온 사람들이다.
하지만 연봉이나 학력을 떠나 수많은 뉴욕커에게는, 집을 살 만한 돈을 모은다는 것은 자제력은 물론 어느 정도의 창조성까지 요구될 만큼 힘든 일이다. 히더 갤러거는 올해 36세로 맨허튼에 위치한 퍼포밍아트센트에서 펀드레이저로 일하고 있다. 그녀의 남편 윌 갤러거는 34세이며 교육용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기술 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부부는 퀸즈의 잭슨하이츠에서 10년 동안 렌트 아파트에 살다 2016년부터 자기네가 살던 지역에서 원베드룸 아파트를 사려 시장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네 차례나 입찰 경쟁에서 떨어진 뒤 부부는 사적지 지정 보존 구역의 주택 조합이 내놓은 낡은 집을 18만5,000달러에 구입했다. 부엌은 1950년대 지어진 그대로였고 오븐도 그때 것이었다. 그나마 냉장고는 사라진 채였다. 그래도 가격이 착했다.
두 사람은 HSBC 은행에서 클로징코스트를 7,000달러까지 지원하는 생애 첫 주택 구입자 지원 프로그램을 찾아냈다. 은퇴연금에서 페널티 없이 5,000달러를 끌어내고 부부의 저축을 톡톡 털어 다운페이를 준비했다. 셀러는 18만7,000달러를 원했지만 가격도 2,000달러를 깍는데 성공했다.
“바로 그 시점에서 양가 부모님들이 선물을 주셨다.” 부부는 부모가 준 돈을 세이빙 어카운트에 넣어 잔고를 높였다. 덕분에 조합에 제출한 주택 구입 신청서가 무사히 통과했다. 두 사람은 이듬해 부모들에게 돈을 모두 갚았다.
그래도 부엌은 대대적으로 보수가 필요했다. 하지만 3만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조달할 수 없었다. 일단 두 사람이 하는 데까지 하기로 마음 먹었다. 우선 냉장고와 오븐을 바꿨다. 찬장도 스스로 페인트 칠하고 바닥은 비닐 타일을 깔았다.
지난해 여름이 되자 부엌을 새로 고칠 비용 중에서 1만5,000달러를 모을 수 있었다. 나머지 비용은 홈디포 크레딧 카드로 2년 무이자로 충당할 수 있었다. 바로 이번 달 부엌 수리 공사가 마무리를 지었다. “어른이 돼서 처음으로 디쉬와셔를 갖게 됐어요.”
뉴욕에서 퀸즈 지역은 집값이 맨허튼과 부루클린을 따라가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생애 첫 주택 구입자가 그나마 집을 살 수 있는 곳이었다. 지난해 이곳의 집값은 3%까지 올랐다.
사법경찰로 근무하는 구얼린 카데는 44세로 최근 퀸즈 지역 세인트알반스에 집을 마련했다. 오버타임을 찾아 때때로 7일 내내 일하며 돈을 모았다. 10년전 그녀는 글렌옥스 근처 투베드룸 조합 주택을 샀다. 하지만 유지 비용이 계속 증가하면서 몇 년 뒤 집을 팔았다. 롱아일랜드 지역 엘몬트로 이사와 렌트 아파트에 살면서 아들과 함께 살 집을 사려 여러 곳을 알아 봤다.
지난 2016년 자신이 태어난 아이티에 4개월 반 동안 파견 근무를 했다. 이때 주거 비용과 식비를 모아 저축을 늘릴 수 있었다. 자기도 돈을 모을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 왔을 때는 인생을 사는 길이 크게 변했다. 매일 점심을 직접 만들어 출근했다. 친구와 밖에서 만나 쓰는 돈을 줄였다. 예전에 사던 디자이너 핸드백이나 구두도 사지 않고 여행도 가지 않았다. “정말 후회했다. 하지만 사람은 배운다. 살면서 배운다.”
얼마 안돼 수만 달러를 모았고 집을 살 준비에 들어갔다. 목표는 뉴욕시였다. 2017년 퀸즈의 세인트알반스에 있는 목욕탕이 두 개 달린 투베룸 하우스를 35만5,000달러에 매입했다. 롱아일랜드보다 보유세가 낮고 출퇴근 시간도 절약됐다. “살기 위해 많은 게 필요한 게 아니다. 기본적인 것만 있으면 된다. 옷이나 구두 같은 별 필요도 없는 것에 우리는 돈을 쓰고 있다.”
뉴욕시 거주자의 70%가 렌트로 살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렌트 입주자의 66%가 앞으로도 계속 렌트로 살 계획이다. 가장 큰 이유는 집을 살 수가 없어서다. 누구나 낡더라도 싼 집을 사는 행운을 누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뉴욕시에서 첫 주택을 구입한 바이어가 지불한 다운페이 중간치는 17만7,000달러였다. 전국 중간치 1만5,878달러를 가볍게 10배 이상 뛰어 넘었다. 부동산 회사 ‘트룰리아’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18세에서 34세 사이 미국인 중 56%가 주택 구입에 가장 큰 장벽으로 다운페이 마련을 꼽았다. 다음으로는 집값 상승을 지적했고 낮은 크레딧 점수와 학자금 융자 상환이 뒤를 이었다. 생애 처음으로 자신의 집을 사는 기쁨을 누리는 행운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
미주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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