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로고스

이민생활의 가장 큰 고통은 ‘고독’

Views 285 Votes 0 2018.11.27 15:00:59



인생의 길에서 맞닥뜨리는 역경은 끝이 없기 마련이다. 성경에 따르면 하나님의 명령을 어긴 인간이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뒤 고난과 수고는 숙명이 됐다. 낯선 환경에서 삶을 개척하는 이민자의 생활에도 애환은 예외가 아니다.


이민사회 한인들이 가장 많이 고통을 호소하는 문제는 고독과 외로움이다. 하지만 이를 앞지르는 대목이 있다. 바로 침묵이다.

생명의 전화(원장 박다윗 목사)가 지난 18년 동안 한인들과 나눈 상담 내용을 항목에 따라 분류한 결과에 의하면 ‘고독’이 4,902건으로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다음은 ‘정보안내’ 요청이 4,557건을 차지했으며 ‘감사와 격려’ 전화가 4,020건으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이들 주제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1만1,830건을 기록한 항목이 바로 ‘침묵 전화’였다. 전화를 걸어 온 사람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 상담이 이뤄지지는 못했지만 생명의 전화의 필요성을 상징적으로 입증하는 통계다.

또 한인들이 자신의 고민과 고통을 털어놓고 의논할 곳이 절대 부족하다는 사실을 수많은 ‘침묵 전화’가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속사정을 의논하는 자체를 한인들이 얼마나 힘들어 하는가를 나타내는 집계 결과이기도 하다. 타인 앞에서 보이는 자신과 고난에 힘들어하는 실제의 본인 등 이중적 모습으로 살아가는 세태가 단적으로 드러난다.

가족이나 직장동료, 교인 등과의 관계에서 갈등을 겪는 사례도 다수를 차지했다.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담요청은 2,949건으로 다섯 번째를 기록했으며 가정 폭력을 포함한 ‘부부 갈등’이 2,557건으로 6위, 이혼을 포함한 ‘결혼문제’는 2,327건으로 7위에 올랐다. 이를 모두 합칠 경우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불화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최고 상담 건수를 차지하는 셈이다.

상담전화 건수 상위 10위 안에는 이밖에도 의처증을 포함한 ‘정신 및 정서장애’가 2,180건으로 8위를 차지했고 이단 대처를 포함한 ‘신앙상담’이 2,161건으로 9위, 외도를 포함한 ‘배우자 및 본인의 부정’을 놓고 상담을 요청한 건수가 2,034건으로 10위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자살충동 등 인생을 비관하는 호소가 무려 789건이나 걸려 왔으며 근친상간을 포함한 ‘성도착증’ 상담도 998건이나 됐다. 또 마약, 알콜, 도박 등의 ‘중독’ 문제도 896건을 차지했다. 한인사회의 보이지 않는 이면에서 곪아 터지는 상처와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통계다.

한인 가정에서 자녀교육을 둘러싼 고민과 갈등이 적지 않다는 결과도 나왔다. 단순한 ‘자녀와 갈등’ 상담은 260건에 그쳤지만 범죄와 비행에 연루된 ‘자녀교육’ 문제는 765건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고부간 갈등을 포함한 ‘가족문제’도 862건을 기록했으며 자녀의 학교 적응을 포함한 ‘이민정착’ 상담이 820건을 차지했다.

한인사회에서 처음으로 생명의 전화를 개설하고 18년 동안 이끌고 있는 박다윗 목사는 “동포들이 이민자의 삶을 살며 힘들고 슬플 때 가슴을 나누는 소통의 통로로 쓰임 받기를 바란다”면서 “정신과 전문의와 협력을 통해 상담의 대상을 넓히고, 가상 장례식 체험 등을 마련해 한인들이 건강한 내면을 다지도록 사역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한인사회와 교계의 지원을 희망했다.

생명의 전화는 연중무휴로 매일 오후 3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자원봉사 상담원들이 미 전역과 캐나다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고 있다. 문의 (866)365-0691, (213)480-0691
2016-11-9 미주한국일보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List of Articles
No. Subject Author Date Views

“1년 간 신앙서적 읽은 적 없다” 60% 육박

  • host
  • Feb 14, 2019
  • Views 243

신앙은 저절로 자라지 않는다. 오히려 내버려두면 타협하고 자기합리화에 빠져 쪼그라들다 시들어버린다.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이 빠짐없이 예배에 참여하고 성경을 읽으며 기도하는 까닭이다. 이와 더불어 신앙서적을 읽고, 기독교 언론매체를 통해 영적 공급...

50세 미만 57% “정치성향 따라 교회선택 원해”

  • host
  • Feb 14, 2019
  • Views 233

정당 지지에 따른 갈등의 골은 최근 몇년 사이 미국 사회 전반에서 더욱 깊어지고 있다. 보수와 진보라는 정치적 견해에 더해 심화되는 빈부 격차, 동성애, 낙태, 총기 허용, 인종 등 갖가지 이슈가 겹치면서 내홍의 양상은 한층 복잡해지는 추세다. 교회도 ...

‘Z세대’ 안전 중시에 맞춰 사역방향 잡아야

  • host
  • Feb 14, 2019
  • Views 253

예수 그리스도는 ‘아이들과 같지 않으면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고 가르쳤다. 절대자와 관계에서 인간은 어린이처럼 순진하고 무구해야 한다. 하지만 그들이 모이는 학교에서 총질이 난무하고 죄 없는 아이들이 계속 희생되고 있다. 교회는 이런 세상에서 어...

교인 절반이 “‘전도 대사명 모른다”

  • host
  • Feb 14, 2019
  • Views 409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마태복음 28장18절부터 20절까지는 예수 그리스도가 제자들에게 내린 ‘대사명’(Great Commission)으로 불린다. ...

교회, 일주일에 3곳 생기고 2곳 문 닫는다

  • host
  • Nov 27, 2018
  • Views 281

교회가 ‘넘친다’고 하지만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교회다운 교회가 많기를 바랄 뿐이다. 개척하는 교회만큼 적지 않은 교회가 문을 닫는다. 이런 현상은 이민교계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일주일에 교회 3곳이 새로 서지만 ...

교회 부흥 ‘장애물’ 은 무엇?

  • host
  • Nov 27, 2018
  • Views 251

교회에서 새 담임목사 위임예배를 마치고 목회자와 성도가 힘찬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교회는 영적 부흥을 이뤄야 하고 모든 목회자가 이를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많은 목사가 중도에 힘을 잃고 포기하는 것도 사실이다. 교회 부흥을 위해 목회자와 성도가 ...

팀 켈러 “교회 대형화는 부패로 이어져”

  • host
  • Nov 27, 2018
  • Views 314

한국교회는 한때 세계 기독교계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급속한 성장과 뜨거운 선교 열정, 새벽기도의 열기 등 개신교의 본산인 미국 교회조차 한국교회를 인정하고 칭찬했다. 그러나 이제 한국교회를 향해 회개와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한국 밖에서도 지속...

교회헌금 줄었다…십일조 25%

  • host
  • Nov 27, 2018
  • Views 1440

오늘날 그리스도를 향한 신앙을 가장 근본적으로 가로막는 요인으로 ‘돈’을 들 수 있다. 성도가 교회와 세상의 삶을 따로 사는 원인 중에도 소위 ‘물질’로 표현하는 돈 문제가 사실상 우선적으로 꼽힌다. 교회의 헌금은 이런 신앙적 갈등이 극적으로 표출되는...

기도시간 계속 줄어들고 있다

  • host
  • Nov 27, 2018
  • Views 2054

현대인의 신앙을 가로막는 결정적 장애물은 바로 ‘바빠야 한다’는 착각이다. 돈을 벌어 생존해야 한다는 미명 아래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도록 구조적 덫에 빠진 것이다. 여기에 자기개발과 여가를 즐겨야 한다는 강박까지 더하면 신앙을 위해 쪼갤 여지는 더...

너무 미래지향적 목회 ‘빛’ 잃는다

  • host
  • Nov 27, 2018
  • Views 252

자질과 실력을 갖춘 목회자가 목회에 실패하는 경우를 본다. 목회의 발목을 잡아 목사를 거꾸러뜨리는 덫은 목회자의 안에 웅크리고 있다. 결국 성령의 도움으로 자신을 다스리고 훈련시키는 수밖에 승리의 길은 없다. 외부의 적과 싸워 이겨야 할 주체가 바...

“비교하면 남는 건 시기심과 낙담뿐”

  • host
  • Nov 27, 2018
  • Views 507

현대인은 경쟁을 당연시 여기는 시대를 살고 있다. 경쟁은 비교를 빼고는 존재할 수 없다. 경쟁이 건강하면 비교도 선하게 인정받는다. 하지만 많은 경우 비교는 불행을 낳는 씨앗이 된다. 욕심으로 비뚤어진 비교는 경쟁심과 시기 그리고 낙담을 잉태할 뿐이...

해병대 북파 요원 미군 군목으로 변신

  • host
  • Nov 27, 2018
  • Views 494

하나님은 보이지 않고 인생은 언뜻 사람의 몸부림만으로 이어지는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믿음의 길에서 우연은 없다. 치밀하고 장대한 계획이 신앙을 통해 삶을 짜맞춰 가기 때문이다. 조 다니엘 목사의 성도는 병사와 죄수다. 그는 현재 미 육군 소령으로...

변하는 젊은층… 교회도 변해라

  • host
  • Nov 27, 2018
  • Views 301

주님의영광교회 청년집회 크리스천 부모는 자녀가 신앙을 갖고 진실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길 원한다. 청년이 교회를 채우고 남녀노소 모든 세대가 아우러지는 교회를 누구나 꿈꾼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이민교회는 노령화되고 젊은이들은 줄어든다. 이...

“종교가 대중문화처럼 세속화… 빛 잃은 탓”

  • host
  • Nov 27, 2018
  • Views 1198

종교는 인간에게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까. 디지털 혁명의 물결 속에서 인류는 어느 때보다 혼돈과 불확실한 시대를 지나고 있다. 이 와중에 한국에서는 종교 인구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도가 급감한 불교는 물론 가톨릭과 심지어...

당신의 ‘입’이 교회를 망칠 수 있다

  • host
  • Nov 27, 2018
  • Views 282

영화 '킬러들의 수다' 거대한 댐도 사소한 균열로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런가 하면 작은 격려와 섬김이 큰 부흥을 맺는동인이 된다. 특히 입으로 뱉는 말은 상상 밖의 실제적 영향을 끼친다. 말 한마디가 결국 교회를 죽이고 살리기도 한다. 라이프웨이 리소...

‘돈’...교회 분쟁 최고 원인

  • host
  • Nov 27, 2018
  • Views 298

고대 유대인들은 여호와의 이름을말이나 글로 직접 언급하는 것조차 불경스럽게 여길 만큼 하나님을 경외했다. 하지만 성전에서조차 부당한돈 거래를 하고 이익을 챙겼으며 온갖 불의한 상술을 거리낌 없이 펼쳤다. 성전을 찾은 예수 그리스도는 채찍을 휘두...

이민생활의 가장 큰 고통은 ‘고독’

  • host
  • Nov 27, 2018
  • Views 285

인생의 길에서 맞닥뜨리는 역경은 끝이 없기 마련이다. 성경에 따르면 하나님의 명령을 어긴 인간이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뒤 고난과 수고는 숙명이 됐다. 낯선 환경에서 삶을 개척하는 이민자의 생활에도 애환은 예외가 아니다. 이민사회 한인들이 가장 많이 ...

“시한부·치매환자 도움 필요한 곳 찾아갑니다”

  • host
  • Nov 27, 2018
  • Views 229

최승호 장로(가운데)와 황규련 목사, 최애양 사모는 교회가 호스피스 제도를 최대한 활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생을 종종 마라톤에 비유한다. 죽음은 종착점에 골인하는 것이지만 영원한 생명을 얻는 영광의 순간이기도 하다. 누구나 이 땅의 삶과 이별하...

한인 목사-흑인 소녀 만남으로 본 구원의 행로

  • host
  • Nov 27, 2018
  • Views 236

야곱이 고향을 떠날 때 하나님은 ‘내가 너를 다시 이 땅으로 데려 오겠다’며 귀향을 약속한다. 베델에서 돌베개를 베고 잠을 자던 야곱에게 자손 대대로 엄청난 축복을 베풀 것을 선포하고 난 직후였다. 그리스도인은 언제나 영적인 본향을 꿈꾼다. 그곳으로 ...

“항공선교 28년…아세아연합신학대 김영욱 총장

  • host
  • Nov 27, 2018
  • Views 279

하나님의 인도는 인간의 바람과 계획을 뛰어 넘어 예상할 수가 없다. 하나님의 나라에는 오직 창조주의 주권과 통치만 있을 뿐이다. 성실한 자녀는 그저 열리는 길을 가면서 소명을 실천한다.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김영욱 총장은 이민교회 목회자 출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