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머니

불황의 파도가 다가온다

Views 523 Votes 0 2019.06.13 15:57:27
비즈니스 불황이 온다1.jpg


오스튼 굴스비 박사는 시카고대학교(University of Chicago) 경영대학원 경제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오바마 행정부 시절 대통령 보좌관을 지낸 바 있다. 굴스비 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스에 ‘불황이 언제 들이닥칠 지 절대 모른다’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산안이 민주당의 반발을 사고 정부 기능이 셧다운 됐지만 경기 둔화에 대한 행정부의 인식은 천하태평이라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새 예산안은 메디케어와 푸드스탬프 지출은 줄이고 국방과 남쪽 국경의 장벽 건설 비용은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은 예산안을 비난하고 있다. 첨예한 논쟁이 벌어지면서 올해 안에 또 다시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경제에 악영향을 주겠지만 정부는 곧 언제든 들이닥칠 경기 침체에 대해서는 걱정도 하지 않는 것 같다.
대통령은 현재 상태를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 상황’이라고 말한다. 정부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향후 10년간 국내총생산(GDP) 성장율은 매년 약3%에 이르고 심지어 올해와 내년에는 그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심각한 우려의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일자리 증가율은 GDP 성장율을 밑돌았다. 지난해 2분기 GDP 성장율은 4%를 넘었지만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애틀랜타 지점은 올해 2분기 성장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런 데이터를 갖고 연준이 금리 인상 고삐를 자제하고 나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이 유효하다. 중국과 무역전쟁이 벌어지고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또 다시 발생할 수 있는 판에, 과연 불경기를 제대로 대처하고 있는 것일까? 트럼프 행정부는 문제가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한다. 20조 달러에 달하는 경제규모를 탈선시킬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간을 돌이켜 보면 미국 경제가 주는 교훈이 있다. 불황은 결코 예측 가능한 큰 사건을 통해 오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오히려 예상도 못한 일이 경제 침체를 촉발하고 비즈니스와 소비자들을 얼게 만든다. 과거에도 무역전쟁이나 연방정부 셧다운 같은 일들이 패닉을 일으켰었다.
행정부의 생각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우선, 무역전쟁에서 판세 전체를 바꿀 ‘한방’을 갖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그리고 무역전쟁이 벌어진다 해도 미국은 그리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한데다 대중국 수출 물량은 전체에서 10분의1도 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수치를 따져 보면, 미국과 중국이 전면적으로 무역전쟁에 돌입해 무역 거래가 절반으로 떨어진다 해도 미국의 GDP가 직접적으로 받는 영향은 1%도 안 된다는 주장이다.
똑 같은 셈법이 연방정부 셧다운에도 적용된다. 지난 1월에 끝난 셧다운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는 연간 경제성장율을 주간 단위로 계산했을 때 겨우 0.1%포인트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 80만 명의 연방정부 공무원은 전체 고용 시장에서 1% 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강조한다. 연방정부 수주 업체를 포함한다 해도 미국 GDP와 비교하면 ‘새발의 피’라는 주장이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런 분석은 너무 단순한 것이다. 작은 부분이 거대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지난 2001년을 보자. 인터넷 버블로 인해 시작한 2001년 불경기는 그나마 ‘정상적’ 수준이었다. 이후 2007년에 일어난 침체는 대공황 이후 가장 크고 길었다.
2001년 당시 인터넷이 차지하는 경제 비중은 2% 정도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무역전쟁이나 연방정부 셧다운에 적용하는 셈법대로라면 2001년 인터넷 업계의 소위 ‘닷컴 버블’로 인한 불황도 일어나지 말아야 했다. 그러나 결과는 반대였다. 인너텟 업계 밖에 있는 사람들이 놀랐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소비자 신뢰지수는 추락했고 업계는 신규 투자를 멈췄다. 그리고 불황은 진앙지를 넘어서 순식간에 확산됐다.
바로 이런 식으로 지난 40년 간 발생한 모든 불황은 소비자 신뢰의 급격한 하락 같은 ‘공포의 신호’와 함께 닥쳐 왔다. 소비자 신뢰가 떨어진다고 해서 꼭 불황이 오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모든 불황은 소비자 신뢰 추락으로 시작한다.
지난 40년 사이에 소비자 신뢰가 가장 크게 급락한 게 바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은행 붕괴로 인한 금융위기 때였다. ‘닷컴 버블’ 붕괴도 불황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정부의 기능 마비야말로 불경기의 극적인 요인이다. 불황에 꼭 필요한 대응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2011년 재정적자 위기나 2013년 연방정부 셧다운 사례가 여기에 포함된다.
지난 1월까지 이어진 최근의 셧다운도 다르지 않다. 연방정부 업무가 재개되기 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신뢰지수는 지난 3년만에 가장 크게 추락했다. 더구나 기업 경영인 사이의 경기 신뢰도는 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연방정부 셧다운이 곧장 불경기를 부르지는 않더라도 좋아하기에는 이르다.
비록 인력시장에서 연방 공무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더라도 다시 셧다운이 벌어진다면 타격을 줄 수 있다. 또 대중국 수출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해도, 중국과 무역전쟁이 불황의 불씨를 점화할 수 있다. 소비자와 기업은 지출을 줄이게 되고, 사태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앞으로 수개월간 GDP 성장율이 회복되면서 고용 지표가 크게 향상되길 기대해 보자. 잘 되면 좋지만, 자칫 실수를 할 수도 있다. 상황이 좋아 보이면 소비자 신뢰가 과열되고 경제정책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범할 수도 있다. 반대로  공포 지수가 확산되면 불경기가 시작될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질 때까지 불황이 스며드는 걸 모를 것이다.
불경기가 시작되는 건 알아채기 힘들다. 예를 들어, 지난 2001년에도 경제 전문가 중의 겨우 7%만 불황이 발밑에 왔다고 경고했다. 심지어 불황이 시작된 후 수개월이 지났는데도 16%는 다음해에 불경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측했을 정도다. 지금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경제학자의 25%가 내년 안에 불경기가 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미주한국일보 <Sam Kalda / The New York Times>
     
 

List of Articles
No. Subject Author Datesort Views

대학까지 보냈는데...얹혀사는 부메랑 세대

  • host
  • Dec 13, 2019
  • Views 1541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대부분 자녀는 집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는 독립해 부모와 함께 살 시간은 사실상 거의 없어진다. 하지만 이것도 옛말이 됐다. 대학을 졸업하거나 일자리를 찾은 뒤에도 집에 돌아와 그대로 진을 치는 게 이제는 드문 일이 아니다. 이...

'장수시대' 은퇴 계획, 뜻대로 안 되는 이유

  • host
  • Dec 13, 2019
  • Views 596

매사추세츠 주의 앰허스트에 사는 린다 페이예는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은퇴 플랜이 달랐다. 여덟 명이나 되는 손주들을 둘러보면서 정원을 가꾸며 여가를 보낼 작정이었다. 더 나이 든 부모를 돌본다는 현실은 노년의 평온한 인생 리스트에 애당초 존재하지도...

노후 대비 비상..시니어케어 비용 상승

  • host
  • Jul 19, 2019
  • Views 2694

수명은 길어지고 의료 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다. 건강과 몸 관리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노령화 사회는 당연한 귀결이다. 그러다보니 장기간 케어를 받아야 할 노인도 늘어난다. 문제는 대부분 재정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앞으로 10년 뒤...

'은퇴'도 때가 중요 '언제'가 좋은가

  • host
  • Jul 19, 2019
  • Views 864

노령화 시대에서 ‘은퇴’는 언제나 화두를 차지한다. 언제 은퇴할 것인가, 은퇴 후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 은퇴하고 필요한 돈은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 성공적인 은퇴 생활을 향한 열정과 염려는 또 다른 명암을 사회 곳곳에 드리우고 있다. 젊은 세대라고 크...

나이 듦 인정할수록 치매 감소

  • host
  • Jul 19, 2019
  • Views 9648

세계보건기구(WHO)는 노령화에 정의를 새롭게 규정하고 최선의 대처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굴지의 대학교를 망라해 4개 팀이 각각 주제를 갖고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이제 노령화는 어느 한 나라의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복지 및 건강...

주택 매매도 전부 인터넷으로

  • host
  • Jul 03, 2019
  • Views 1068

오늘날 첨단 디지털 시대에도 집을 팔고 사는 일은 끈질기게 아날로그 수준에 머물고 있다. 대부분 거래는 여전히 부동산 에이전트와 함께 시작되고 부동산 사무실에서 수많은 서류에 서명하는 걸로 마침을 맺는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온라인 부동산 회...

최저임금의 '정체' 알아야 산다

  • host
  • Jul 03, 2019
  • Views 390

연방정부 최저인금은 10년 전 7달러25센트로 오른 뒤 꽁꽁 묶여 있다. 물가는 오르는데 최저임금은 제자리에 동결되다보니 21개 주에서는 구매력 기준 실질 임금이 16% 떨어진 셈이 됐다. 하지만 이들 21개 주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최저임금 수준이 10년...

"소매업이 죽는다" 파산 행렬

  • host
  • Jun 13, 2019
  • Views 534

뉴욕 맨허튼 중심지에 위치한 짐보리 매장에 폐업 세일 사인이 붙어 있다. <Valerie Chiang for The New York Times> 소매업의 쇠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매장을 찾던 발걸음은 이제 온라인 주문으로 방향을 바꿨다. 그리고 이런 물결은 더욱 거세지고...

내 사회보장연금 미리 챙겨야 한다

  • host
  • Jun 13, 2019
  • Views 364

<Till Lauer for The New York Times> 사회보장연금(Social Security)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도 인생에서 중요한 일이다. 자신이 일을 하면서 도대체 얼마나 연금을 적립하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적립금과 연금 액수를 파악하면 은퇴 이후를 ...

'직원이 상전' 일손 부족 비명

  • host
  • Jun 13, 2019
  • Views 351

댈러스 지역 주택 신축공사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수도 배관 설치 작업을 벌이고 있다. <Cooper Neill for The New York Times> 인력시장에서 일손을 구하기가 어려원지면서 고용비용이 계속 오르고 있다. 고용주들은 저임금 근로자가 필요하지만 사람 구하기...

젊은부부 내집 마련 '하늘의 별따기'

  • host
  • Jun 13, 2019
  • Views 508

마크 힐드레스, 캐롤린 살로카 부부는 집을 사기 위해 수년간 저축하고 학자금 융자를 상환하고 부모의 도움을 받아 겨우 원베드룸 아파트를 매입했다. <George Etheredge for The New York Times> 집값이 오르는 건 좋지만 무엇이든 지나치면 부작용이 따르...

불황의 파도가 다가온다

  • host
  • Jun 13, 2019
  • Views 523

오스튼 굴스비 박사는 시카고대학교(University of Chicago) 경영대학원 경제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오바마 행정부 시절 대통령 보좌관을 지낸 바 있다. 굴스비 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스에 ‘불황이 언제 들이닥칠 지 절대 모른다’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트...

자녀 돈 교육, 시대에 맞게 해라

  • host
  • Jun 13, 2019
  • Views 447

돈을 쓰는 건 식은 죽 먹기처럼 쉽다. 그럼 어려운 것은? 돈 씀씀이를 지키는 일이다. 뉴욕타임스(NYT) 개인재정 전문기자 타라 시걸 버나드는 예산을 짜고 투자 안내를 받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추천한다. 그리고 자녀가 여섯 살 정도 됐으면 돈의 소중함...

‘30대 자녀’ 부모가 도와야 산다

  • host
  • Mar 28, 2019
  • Views 370

돈과 가족 부양, 이 사이에서 30대 직장인들이 갖는 수수께끼가 있다. 뉴욕, 로스앤젤레스, 보스턴,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워싱턴DC 같은 곳에는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가? 아무리 안정적이고 성장하는 직종에 종사한다고 쳐도, 이런 도시에서 가족...

사모펀드 대박? 장기투자 각오하라

  • host
  • Mar 28, 2019
  • Views 866

사모(Private Equity)펀드 역시 투자자 귀를 솔깃하게 만드는 여러가지 약속을 건넨다. 거래는 독점적으로 진행할 것이며, 최대한 수익을 보장하겠다는 제안들이다. 남들이 부러워 하는 멋진 칵테일파티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이런 투자들이 매혹적으로 ...

타지 않고 모신다 ‘초고가 자동차 콜렉션’ [1]

  • host
  • Mar 15, 2019
  • Views 404

부자는 차를 산다. 최고급 자동차는 부의 상징이다. 하지만 자동차의 또 다른 세계가 있다. 부자의 투자 품목에는 자동차가 포함된다. 수집용 초고가 자동차는 교통 수단이나 고소득자 증표를 초월해 그 너머의 세계로 주인을 인도한다. 1935년형 뒤센버그SSJ...

피카소, 르네…거실 안에 1억달러 ‘가득’

  • host
  • Mar 15, 2019
  • Views 376

경기가 호황을 구가할 시기에는 투자할 곳이 수두룩하다. 주식, 채권, 부동산 등 곳곳에서 금맥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경기가 식어가면 돈의 흐름도 속도를 낮춘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미술품 투자가 경기 침체기에 투자 적소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야구카드 한장에 280만달러 투자

  • host
  • Mar 15, 2019
  • Views 685

이벤트 및 조명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벤틀리 미커는 금융위기로 인한 불경기가 몰아닥친 지난 2009년만 해도 4,500병에 달하는 최고급 와인을 소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불황으로 사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그는 쓰린 가슴을 안고 와인을 경매시장에 내놓기 시작...

작은 도시서 큰 아이 “돈 더 번다”

  • host
  • Mar 15, 2019
  • Views 322

“지역에 따라 경제적으로 차이가 나게 마련이다. 하지만 가장 심각하게 경제적 차이가 벌어지는 곳은 광역대 지역이 아니다. 바로 당신이 살고 있는 작은 로컬 지역이다.” 소도시에 거주하는 사람일수록 자기가 사는 커뮤니티에 후한 점수를 주는 경향이 있다...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택스리턴 늦을수도

  • host
  • Mar 15, 2019
  • Views 14352

세금 보고 시즌이 시작됐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납세자에게 복잡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전처럼 세금 보고를 준비하고 진행했다가는 자칫 텍스 리턴(세금 환불)을 한참 늦게 받는 불이익을 겪을 수도 있다. 정부의 셧다운으로 대부분 행정이 마비된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