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칼럼

샌타바바라의 젊은 영혼들

Views 549 Votes 0 2018.05.12 14:40:03

UC샌타바바라 캠퍼스에 들어설 즈음 마침 관광버스 한 대를 만났다. 여름방학이 한창인데 대학교를 찾아올 관광버스라면 우리 일행 말고 누가 있으랴. 넓은 교정에서 어디로 가야하나 걱정이었는데 마침 잘됐다 싶어 버스를 열심히 쫒아갔다. 바램대로 버스는 지도에서 언뜻 보아둔 방향으로 길을 잘 찾아가고 있었다. 기숙사 앞에 버스가 서고 사람들이 내렸다. 버스 반대쪽에 차를 세워서 누가 내리는지는 보이지 않았다.
다른 버스들을 기다리던 참에 고즈넉하게 난 길이 보여 걸어가 봤다. 갑자기 가슴이 요동쳤다. 그림에서인지, 영화에서인지, 꿈에서인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심장이 뛰었다. 드넓은 잔디 저 멀리 큼지막한 나무가 딱 한 그루 서 있고 그늘에는 두 사람이 앉아 나무 기둥에 등을 기대고 있다. 호수 물이 바로 옆까지 들어와 있는 중간에 조그만 섬이 떠 있었다. 이 모두의 뒤에는 오직 푸르디푸른 태평양과 하늘뿐이고… 누군가 가장 원하는 풍광을 그림처럼 그대로 꾸며 놓은 것 같았다.
차마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꿈결같은 풍광 안에 들어가 있는 두 사람을 방해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다시 찾아 물안개에 젖은 사진을 겨우 건졌다. 한낮의 환한 빛이 사그라지고 사람이 떠난 경치는 어제처럼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사람은 여기서도 꽃보다 아름다웠다. 그러나 망막과 기억에는 가슴을 설레게 한 장면이 선명하게 자리 잡았다.
정작 가야 할 목적지는 이쪽이 아니었다. 전화를 걸고 부랴부랴 캠퍼스 반대편으로 찾아갔을 때는 장애 학생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여러 대의 버스에서 내리며 짐을 옮기고 있었다. 먼저 왔나 했는데 오히려 늦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심장을 뛰게 하는 한 순간을 얻었다. 길을 잘못 들어선 덕분이지만 소중한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다시 그곳을 찾지는 않으리. 그 시간, 그 곳에서 흠뻑 누린 기쁨은 그것으로 충분하니까.

11665427_10153449588515747_8420763832058552054_n.jpg

UC샌타바바라 캠퍼스에서 장애인 사역단체인 밀알이 마련한 사랑의 캠프는 2박3일 동안 진행됐다. 발달장애인, 봉사자, 교사와 스탭 등 500여 명이 참여한 캠프다. 미주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발달장애인 행사다.

캠퍼스 광장에서 첫날 밤 세족식과 성찬 예배가 열렸다. 교사와 봉사자들이 무릎을 꿇고 장애학생들의 발을 닦아 줬다. 순서가 한참 진행되는 도중 갑자가 발달장애 학생 한 명이 무리를 벗어나 계단을 뛰어올랐다. 그 순간 여학생 봉사자가 뒤를 쫓아 달리고 어느새 다른 남학생이 앞을 가로막았다. 둘은 장애 친구를 달래며 두 팔을 잡고 제자리로 돌아갔다.
휠체어를 타고 있는 여학생 주변은 건장한 체격의 언니와 오빠 봉사자 네 명이 둘러싸고 있었다. 순서가 끝나고 댄스파티가 시작되자 네 사람은 땀을 흘리면서도 무거운 휠체어를 이리저리 돌리며 기분을 맞추려 정신이 없었다. 한 두 사람으론 감당할 수가 없어서 힘 좋은 오빠, 언니 네 명이 붙은 것이다.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들 다섯 명과는 여러 번 조우를 거듭했다. 낮에는 기숙사 계단에 앉아 더위를 피해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했다. 로비의 소파에 잠깐 몸을 기대고 교대로 동생뻘 장애인을 돌보는 모습도 봤다. 귀여워 어쩔 줄 모르겠다는 얼굴로 언니들이 장애 학생 뺨에 진한 뽀뽀를 하고, 손을 잡아달라고 뻗치기만 하면 파김치가 된 오빠들이 얼른 몸을 구부렸다. 솔직히 충격이었다. 이제 겨우 스물이 될까 말까 하는 나이에 말썽피우는 발달장애인이 저렇게 예쁘고 귀여울까?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처지에 말이다.
일행이 묵은 기숙사 빌딩에는 남녀 화장실 겸 샤워장이 각각 하나 뿐이었다. 이를 닦으러 들른 화장실에서 장애학생 한 명이 문을 연 채 용변을 보고 있었다. “제임스 지금 똥 눠(James pooh, pooh now).” 그 앞에서 봉사자 학생이 묵묵히 지켜보고 있다. 말마다 대꾸해 주고 어린 동생 다루듯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캠프 내내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봉사자들도 있었다. 밤중에 장애 친구가 방을 뛰쳐나갈까 걱정이 돼 문을 책상으로 막고는 그 앞에 매트리스를 깔고 쪽잠을 자기도 했다. 다른 봉사자는 문고리를 잡고 졸았다고도 한다. 식당에서는 옆에 끼고 앉아 밥 먹는 걸 도와야 하고 한 시도 한눈을 팔 수 없다. 씻기고 먹이고 재우고 놀아 주고 지켜주고… 수호천사가 따로 없었다.
봉사자들이래야 한국에서는 중학교 3학년에 해당하는 9학년부터 대학생들이다. 자원봉사자들은 모두 장애인 학생들과 똑같은 액수의 참가비를 내고 캠프에 참여했다. 돈을 받아도 시원치 않을 판인데 자기 돈까지 내며 여름방학의 며칠을 기꺼이 내놓은 것이다.
UC산타바바라 캠퍼스에는 여러 종류의 단체가 캠프를 열고 있었다. 백인 청소년들로 구성된 모임도 많았다. 아마도 중서부나 남부 어디선가 왔으리라. 동양사람 보기도 힘든데 아시안 발달장애인을 처음 보는 아이들이 거의 다 일 것이다. 영어를 말하는 비슷한 또래의 코리안 아메리칸 학생들이 동족의 발달장애인 친구들을 보살피는 모습을 보고 놀라는 눈빛을 여러 번 목격했다. 식사 전에 기도하는 장면을 한참동안 바라보는 애도 있었다. 우리 아이들이 정말 기특하고 난데없이 어깨가 으쓱했다. 진심으로 고마웠다. 그리고 부끄러웠다. ‘저 시절을 어찌 보냈나’ 자꾸 떠올랐고, 지금도 본받을 어른으로서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봉사자 학생들도 당연히 집에서는 이렇게 하지 않죠. 다른 청소년처럼 게으름도 피우고 부모에게 떼쓰는 평범한 학생들입니다. 그런데 사랑의 교실이나 사랑의 캠프에 오면 딴 사람이 되는 거죠. 자기를 간절히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내가 꼭 돌봐야 할 친구가 있다는 사실이 변화를 일으키는 거예요.”
이영선 미주 밀알 총단장은 “세상에는 ‘행복 바이러스’라는 게 분명히 있는 것 같다”며 흐뭇하게 웃었다. 사랑도 전염이 되더라는 것이다. 교사와 스탭, 자원봉사자와 장애 학생들 사이에 빠르게 퍼지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작은 기적을 수도 없이 꽃피운다는 이야기다.
‘발명왕’ 에디슨이 초등학교에서 3개월 만에 퇴학당한 일은 널리 알려져 있다. 담임선생님이 기록한 에디슨은 ‘혼란스러운 녀석’이었다. 훗날 에디슨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어머니가 나를 만들었고 믿어주었기에 어머니를 실망시키지 않는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간디 역시 한 때 비행 청소년이었다. 힌두교도인데도 거침없이 고기를 먹고 돈까지 훔치고 다녔다.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 용서를 구하는 편지를 아버지에게 썼다.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며 아들을 품었다. 간디는 이때 사랑을 배우고 비폭력의 힘을 느꼈다.
20세기 최고의 천재로 불리는 아인슈타인은 지리, 역사, 라틴어 과목에서 낙제했다. 좋아하는 수학과 물리만 잘했다. 지금 같으면 대학가기도 힘들었지 모른다. 그래도 끝없는 상상력과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끈기로 큰 인물이 됐다. 그리고 이런 명언을 남겼다. ‘한 번도 실수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한 번도 새로운 것을 시도한 적이 없는 사람이다.’ 퀴리 부인은 전염병으로 어머니와 언니를 모두 잃었다. 그래도 죽자고 공부해 1등을 놓치지 않았고 열여섯 살부터 가정교사로 돈을 벌었다. 그리고 어린이 위인전 시리즈에서 뺄 수 없는 반열에 올랐다.
모두 자신의 단점과 고난을 이겨내고 에너지를 극대화해 성공했다. 어리고 젊은 시절을 잘 보낸 대표적인 사람들이다. 자신이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기 인생의 길을 넓게 닦아 갔다. 그리고 모두가 알아주는 삶을 살았다.
하지만 남을 위해 희생한 시간만큼 귀중한 게 있을까. 자신의 한계나 열악한 여건을 이겨내고 유명한 사람, 부유한 사람, 높은 사람, 뛰어난 사람이 되는 것도 훌륭하다. 그러나 영웅이나 위인, 부자나 권력자가 되지는 않아도 된다. 절실하게 나를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게 온전하게 사흘을 나눠 준 젊은 날의 추억보다 단단한 인생의 바탕을 쉽게 찾을 수는 없다. 그저 나보다 남을 먼저 앞세우고 그래서 나를 잠시 희생한 시간은 위인의 어린 시절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젊은 봉사자들은 자신들의 조그만 헌신이 그들 인생 내내 어떤 축복을 부를지 아직 모를 것이다.
봉사와 나눔도 해본 사람이 잘하고 더 한다. 마음으로야 착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 누구나 자신과 내 자식은 그래도 나은 편이라고 착각한다. 소수의 착한 사람과 역시 소수의 나쁜 사람 그리고 대다수의 나쁘지도 않지만 착하지도 않은 사람들로 세상은 채워진다. 착한지, 착하지 않은지는, 한 짓을 보면 안다. 어떤 착한 일을 했는지 각자 돌이켜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내 머리 안에서 도와주고, 머리 안에서 돈 주고, 머리 안에서 위로하고, 머리 안에서 정직하고, 머리 안에서만 정의롭다면 누구인들 인정하겠는가.
사랑의 캠프 발달장애 학생들을 돌보는 봉사자 가운데 많은 경우 매주 토요일 사랑의 교실에서도 봉사를 하고 있다. 젊은 봉사자들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볼수록 뚜렷하게 떠오르는 게 있다. 바로 안타까운 자화상이다. 단순하지 못한 머리다. 순진하지 못한 얼굴이다. 양보를 모르는 손과 발이다. 안절부절 하는 몸짓이다. 모든 인생은 죄인일 수밖에 없다.
새삼 잘못 들어선 길에서 마주친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되새긴다. 평안과 고요함이 밀려온다. 그리고 꿈결 같은 그림 안에서 우연을 만들어준 보이지 않는 손길을 본다. 길을 잘못 들어서지 않았다면 자칫 비켜 지나갔을 소중한 장면으로 구태여 이끌어준 섭리를 생각한다. 그러면서 염려하지 말라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외로워하지 말라고 달래주는 목소리를 듣는다. 당당하게 달려가라고, 정의롭게 살라고, 사랑으로 나눠주라고, 겸손하게 평화를 누리라고 뒤를 밀어주는 따뜻한 기운을 느낀다. 감사한 마음이 절로 차오른다. 그리고 어린 후배를 통해 배운 교훈을 등에 지고 앞으로 살아갈 방향을 조용히 바라본다.

List of Articles
No. Subject Date Viewssort

군산 터널 끝에서 만나는 윤동주

  • Jun 14, 2019
  • Views 17809

https://www.facebook.com/john.yoo.3760 해망굴은 깨끗하고 환해졌다. 바깥 축대도, 안쪽 천정과 바닥도 말끔하게 단장돼 있다. 그리고 여느 조그만 터널과 다름이 없어졌다. 좋은 일이지만 섭섭한 변화다. 1926년 개통된 연륜은 안내문이 아니라면 찾아보기 ...

비밀의 씨앗 ‘게이쿄’ & 도쿄 '다방'

  • Oct 30, 2018
  • Views 12495

https://www.facebook.com/john.yoo.3760 일본 도쿄대학 근처에서 오래 된 커피숍을 들른 적이 있다. 도쿄대학은 시내 여러 곳에 캠퍼스를 두고 있지만 혼고캠퍼스가 가장 오래 된 곳이다. 도쿄대학의 옛 정문으로 유명한 ‘아카몬’(붉은 문) 역시 이곳에 있다....

저커버그가 한국에서 나오지 못하는 이유

  • May 02, 2018
  • Views 3983

두바이 쇼핑몰에서 포에버21 매장을 맞닥뜨렸을 때 뿌듯했던 기억이 새롭다. 중동 한 복판에서 한인이 세운 의류 브랜드를 보자 남의 일만 같지 않았다. 로스앤젤레스(LA)에 위치한 포에버21 본사에서 회사를 창립한 장도원, 장진숙 부부를 만날 기회가 있었...

코로나가 '박수근 빨래터'로 내몰다

  • Jun 04, 2020
  • Views 3118

 화가 박수근은 국민화가라는 칭호가 이름 앞에 따라 다닙니다. 박수근이 그린 ‘빨래터’라는 그림은 경매에서 45억2000만원을 기록했을 정도죠. 홍콩 경매시장에서도 2019년 ‘공기놀이 하는 아이들’이 23억원에 팔리기도 했습니다. 지난 1964년 작고한 박수...

와호장룡, 8월의 크리스마스 '감사의 계절'

  • May 03, 2018
  • Views 1561

"난 내 일생을 허비하였소. 이제 고백하리다. 평생 동안 당신을 사랑해 왔소." 중국 영화 ‘와호장룡’에서 주인공 리우바이(연기 주윤발)가 여주인공 수련(양자경)에게 죽기 직전 풀어놓은 고백이다. 지금은 없어진 캘리포니아 패사디나의 오래된 극장에서 상...

‘무교동 연가’와 대전 국밥집 [2]

  • Mar 20, 2019
  • Views 1320

https://www.facebook.com/john.yoo.3760 청진동에는 ‘한때’ 선지해장국집이 있었다. 유치원부터 국민학교(초등학교)를 다니는 내내 그 앞을 오갔다. 어른을 따라 국물을 떠마시며 해장국 입맛에 길이 들었다. 머리가 큰 다음에는 혼자서도 안으로 들어갔다. ...

피지軍 장교 된 한인 ‘여리고성 돌기’ 여정

  • Jul 03, 2019
  • Views 1218

https://www.facebook.com/john.yoo.3760 김동 ‘수도관’은 워싱턴DC에서 쉐비체이스로 넘어가는 길목에 자리잡고 있다. 메트로 역 주변으로 분주하게 사람들이 오간다. 워싱턴 대성당도 멀지 않고 골목으로 들어서면 고급 주택이 즐비하다. 영국 대사관이나 부...

등대를 찾아서...

  • May 14, 2018
  • Views 1148

https://www.facebook.com/john.yoo.3760 추억 속에 펼쳐지는 장면이 그리울 때가 있다. 고향이 멀리 떨어져 있으면 그리움은 더욱 진한 색채를 띠고 다가온다. 마치 거리 탓인 양 시간의 차이는 애써 무시하기도 한다. 그리고 돌아가기만 하면 모든 게 제자리...

빠삐용은 시간을 낭비했다

  • May 12, 2018
  • Views 1145

‘빠삐용’은 포주를 죽이지 않았다. 교육자인 부모의 기대를 저버린 채 사창가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건달이었지만 사람의 목숨을 뺏은 적은 없다. 재판에서 무기징역형을 받았지만 사실 무죄였다. 야심과 오만으로 가득 찬 법정은 스물다섯 살 청년의 진실과 ...

LA 장례식, 부여 야학당

  • May 14, 2018
  • Views 1016

https://www.facebook.com/john.yoo.3760 부여는 꿈꾸는 도시같다. 백제의 고도여서가 아니다. 부여군 읍내의 소박한 로타리에는 동상이 서 있고 딱 적당한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시끄럽지도, 적막하지도 않다. 게다가 백마강이 말없이 들어왔다 흘러 나간다....

비 속의 파리, 시애틀 그리고 시나이 반도

  • May 30, 2018
  • Views 988

https://www.facebook.com/john.yoo.3760비 속의 파리, 시애틀 그리고 시나이 반도 구스타브 카유보트가 그린 ‘파리의 거리, 비오는 날’은 아주 큰 그림이다. 어느 날 신문에 실린 사진에 훅 끌렸다. 그림 속에서 비 오는 19세기 파리의 거리를 신사숙녀가 우...

이별은 끝이 아니다

  • May 12, 2018
  • Views 980

뉴욕에서는 현대미술관(MoMA)을 반드시 가봐야 한다. 뉴욕 일대에 살거나 방문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MoMA에 눈길조차 주지 않은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아트니 미술이니 ‘그딴 것’에 관심이 없더라도 인생에 꽃 한 송이 품는 마음으로 꼭 한번 둘러봐...

부패관리 해부한 '캄비세스 왕의 재판'

  • May 12, 2018
  • Views 948

'나의 서양 미술 순례’를 다시 읽고 있다. 일본 도쿄게이자이대학교 법학부 서경식 교수가 약관 30대에 쓴 책이다. 재일동포 2세인 서 교수는 문명의 흔적을 더듬는 단서를 독자들에게 던져 주는 베스트셀러 저서들과 칼럼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글을 ...

포기해야 할 순간들

  • May 14, 2018
  • Views 933

친구가 별로 없다. 잘못 산 탓이다. 사람은 바뀌지 않지만 그렇다고 변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 덕분에 이제 와 뒤돌아보면 친구를 건지지 못한 이유가 영화 장면처럼 인생 곳곳에서 잡힌다. 그래도 친구라고 생각해 주는 ‘친구’가 있다면 가슴 저리게 감사...

진흙탕 건너 '나에게 열리는 문'

  • Feb 27, 2020
  • Views 884

가까이 다가 온 그 신사를 보니 한눈에도 ‘부티’가 물씬 풍겼다. 금발 머리를 단정하게 빚고 양복 정장을 세련되게 차려입은 멋쟁이였다. 외투도 입지 않고 나온 걸 보니 근처에 가는 참이었나보다. 토론토 다운타운에 자리잡은 로저스센터는 인적이 드물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 May 14, 2018
  • Views 826

https://www.facebook.com/john.yoo.3760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어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당혹해 진다. 다른 사람을 겨냥하던 화살이 갑자기 자신을 향하면 화들짝 놀란다. ‘정말 어떻게 해야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데 그럴 짬이 없다. 그런데 바로 이 ...

"젊을 때 싸우지 않아서 다행" 노인들 합창

  • May 14, 2018
  • Views 825

모두 걱정과 두려움이 끝이 없다. 하다 못해 서너 살 짜리 아이도 한숨을 내쉰다. 슬슬 긴장의 끈을 놓아야 할 노인까지 신경이 바짝 예민해져 있다. 그러다 보니 근심이 없으면 인생을 아무렇게나 사는 것같은 요상한 착각까지 들 정도다. 하지만 그럴 필요...

백남준, 제레미 린, 한희준...한류의 힘 따로 있다

  • May 03, 2018
  • Views 726

'비디오 아트'라는 전혀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낸 한국이 낳은 '전설' 백남준 선생을 생전에 인터뷰 한 기억이 떠올랐다. 호텔 로비에서 마주 앉은 그는 예외없이 맬빵 바지를 입고 있었다. TV세트를 부수는 퍼포먼스나 독특하다 못해 다소 이상하게 보일 수도...

이미지의 '건강한 포장' 실체 만큼 중요하다

  • May 02, 2018
  • Views 687

‘아시아 소사이어티’는 록펠러 3세가 지난 1956년 창립했다. 정치, 경제, 문화 등 전방위에 걸쳐 아시아를 연구하고 교류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쌓은 단체다.이쯤이면 눈치챘겠지만 보이지 않는 세계적 영향력이 상당한 ‘하이엔드’ 모임이다. 뉴욕에 본부를 두...

백악관에서 교도소로...성공의 쌍곡선

  • May 03, 2018
  • Views 671

베스트셀러 ‘긍정의 힘’으로 널리 알려진 조엘 오스틴 목사가 지난 2012년 워싱턴DC에서 부흥회를 열었을 당시 집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일요일 오후 부흥회가 열리는 프로야구 내셔널팀 구장 ‘볼팍’으로 사방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교통정리에 나선 ...